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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by 고대현

도심 인간들에 비하여 시골 인간들의 독특한 취미는 칼춤을 즐긴다는 것이다. 칼춤은 주로 소수 혹은 다수의 짝을 이루고 추는데 방식은 간단하며 대화도 간간히 이루어진다. 칼을 들고 춤을 덩실덩실 추다가 어느 순간 누군가는 상대방을 찌르기도 하는데 그러면 당연하게도 피격당한 상대는 쓰러진다. 이내 상대방을 찌른 인간은 뒤늦게 반성하고 상대방에 의해서 찔린 인간은 목숨을 부지하면서 나름 호탕하게 발악하면서 피를 토하며 웃는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 서로 싸움을 했냐는 듯이 재차 칼춤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각에 같이 흥겹게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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