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이 단말마에 비견되는 고통인지 본인은 절대로 알 수 없다. 아니 어떤 인간이라도 설령 의사라도 결코 알 수 없다. 그들은 하얀색 계열의 의상을 입고 있고 머리가 비상한 편에 속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상대방의 고통을 전적으로 온전히 느낄 수는 없다. 이치는 그런 것 같다. 섭리는 그런 것 같다.
그렇다면 그녀와 관련이 있는 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자위를 했다. 그녀의 고통은 나와 상관이 없다고 자위를 했을까? 그녀의 고통은 내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위를 했을까? 그녀의 고통은 어차피 지나가는 현상이니 자위를 했을까? 그녀의 고통은 천주의 벌이니 자위를 했을까? 그녀의 고통은 내가 지은 죗값에 의해서 벌어진 고통이라면? 내가 자위를 했을까? 그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도? 죄책감을 느끼지도 않은 채로? 그러한 상태로? 정녕?
그녀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기 전에도 손에 무언가 잡히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그녀가 아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여전히 손에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주변에 사물은 여러갈래로 존재하고 있었지만 본인과는 무관했다. 나는 그녀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지만 무언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죄책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설마 그녀가 현재 고통을 받고 있는 이유는 본인 때문에 그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일종의 충동적인 사유를 한다. 그녀가 병을 앓고 있는 이유가 본인이 원인은 아닌 것 같으나 본인이 원인을 제공한 존재라면? 그야말로 고통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