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생폼사, 고독의 길
한때는 회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하는 것이 내 꿈이었다.
시커먼 속내만 가득하고 중요한 순간엔 눈만 끔뻑이는 내 앞의 리더들에게 봐라 리더십은 이런 거다라고 누구보다 멋지게 내 뜻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나 간절했던 그때, 승진은커녕 보란 듯이 난 조직에서 내동댕이 쳐지고 브레이크 없이 달리던 속도를 수습할 새도 없이 너덜 해진 몸을 겨우 추슬러 도망치듯 회사를 나왔다.
그때의 일은 나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같은 불안한 심리 상태로 꽤 오래 살게 했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여전히 내상은 남아있었고, 소속감 따위 일체 없이 떠돌이처럼 적당히 돈이나 벌자 싶었을 때 나는 팀장이 되었다. (물론 이 회사에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나에겐 엄청 쉬운 수준의 문제였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막상 그렇게 원하던 일이 벌어졌는데 정작 내 마음은 시큰둥했다.
진작 시켜주지.. 내가 신나서 일하고 싶었을 때-
리더들의 회의 자리 나 모임에 불려 가면 불편하고 답답했다.
어떤 일이든 웃으며 포커페이스를 해야 했다.
팀원들과의 회의에서도 의견을 세게 내면 그다음 날부터 무서운 팀장이 되어있었고, 가만히 있으면 방향성이 없는 사람이 되었다.
가뜩이나 흥도 없이 시작된 신임 팀장의 업무는 이 길이 얼마나 고독한 여정이 될지 깨닫는 것부터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