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대비 - 그리움은 또 다른 배움을 낳는다.
중국 황제에게서 서신이 또 왔다.
언제 리아 공주를 중국으로 보낼 것인지 재촉하는 서신이다.
임금과 대왕대비는 다시 한번 찻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았다.
"주상! 중국에서 서신이 왔다지요. 이제는 리아 공주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요? "
대왕대비의 목소리에 단호함이 실려 있다.
"네. 어머니 저도 알고 있지만 어머니! 저의 마지막 청을 들어주세요. 리아는 보낼 수 없습니다.
임금으로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아들로서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제발 리아를 조선에 있게 저의 곁에 있게 어머니라도 저와 그 아이의 편이 되어주세요. 제발 "
"주상! "
"어머니, 어머니께서 걱정하시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중국과의 관계와 가배사 재이와의 이야기 모두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황제도 그리 나쁜 사람이 아니니 진실을 다시 한번 이야기하면 이해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박 가배사도 제가 알아보니 두 사람을 당분간 지켜보는 게 나을 듯해요. 총명하고 바른 젊은이니깐요. 저희가 리아를 바르게 길렀으니 리아가 선택한 사람도 분명 바른 사람입니다. 유유상종이라고 하잖아요. 어머니도 리아를 잘 아시잖아요."
대왕대비의 얼굴이 붉어졌다. 징그러워졌다 변화가 심하다.
"어머니! 어머니 며느리 그립지 않으셔요? 리아를 볼 때마다 그 사람 생각나시죠. 어머니가 그 사람 많이 예뻐하셨잖아요. 처음엔 반대하셨지만,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아보시고 좋아하셨잖아요."
맞다. 대왕대비가 신분의 차이 때문에 다른 사람들 시선 때문에, 혹시나 궁의 기강이 흩트려질까 봐 두 사람의 결혼을 심하게 반대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대왕대비는 며느리를 예뻐하였고 여성이지만 자신의 일에 적극적이며 소신을 잊지 않고 본분을 다하던 사람, 예이 바르며 항상 정직하던 사람, 친정에서 사랑 많이 받고 자랐기에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아들에게 사랑을 전하던 사람이 바로 자신의 며느리였다. 그리고 그 사람을 닮은 아이가 바로 리아 공주라는 것도 대왕대비는 잘 알고 있다.
임금을 만나고 돌아온 대왕대비는 리아 공주를 불렀다.
"할머니 리아 왔어요."
활짝 웃으며 들어서는 리아를 보니 대왕대비의 방안이 다 환해지는 것 같다.
‘그래 공주는 이런 아이이다. 온 세상을 환하게 밝혀주는 아이! 이 아이야 말로 나라가 힘들 때마다 백성들과 이 나라를 구할 아이야’
"할머니 무슨 일 있으세요?"
대왕대비의 얼굴을 살피며 물어본다.
"리아 공주! 황제의 청을 거절할 수 있겠니?"
대왕대비는 둘러 말하지 않고 바로 묻는다.
"할머니... 네 정중하게 제가 거절할 수 있어요. 할게요."
대왕대비의 물음이 무엇인지 알아챈 리아 공주는 단호하게 대답을 하였다.
임금과 나눈 이야기며 리아 공주가 앞으로 처신해야 할 행동이며 대왕대비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워낙 지혜로운 아이라는 걸 알기에 모든 걸 맡겨 보기로 한다.
"그래 이 할미가 우리 리아를 한번 믿어 보자꾸나"
"할머니 감사해요. 정말 감사합니다."
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근심 많았을 대왕대비를 꼭 안아 드린다.
대왕대비는 리아의 품에서 그리운 사람이 떠올랐다.
그날도 그랬다. 임금이 결혼하고 싶다고 가장 먼저 알려 드리고 싶다고 왔을 때 그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공주의 어미가 살아있었으면 어떤 결정을 하게 될까?
대왕대비는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이 밤을 보내겠지만 그리움이 또 다른 배움을 낳는다는 걸 아는 대왕대비는 설렘 가득 기대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