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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크가드너 Oct 03. 2024

솔뫼성지


솔향 가득한 성지, 솔뫼성지를 찾아 남편과 함께 네 번째 순례길을 떠났다. 한국 최초의 사제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생가가 있는 이곳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곳이다. 블로그 친구 초아님의 추천 덕분에 방문하게 되었다.



솔뫼성지 소개

솔뫼성지는 충청남도 당진시에 위치하고 있으며, 김대건 신부님이 태어난 곳이다. 솔뫼성지에 들어서자 고요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김대건 신부의 생애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는 1821년 당진 솔뫼에서 태어났다.  증조부, 작은할아버지, 아버지 모두가 순교를 했다. 이런 가문 대대로의 신앙은 김대건 신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15세의 나이에 피에르 모방 신부의 눈에 띄어 신학생으로 발탁된 김대건 신부님은 최양업 토마스 신부와 함께 중국 마카오로 유학을 떠났다. 마카오에서 신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며 사제로서의 성장을 이루었고, 1845년 페레올 주교에게 사제 서품을 받아 한국인 최초의 사제가 되었다.


김대건 신부는 조선의 교회를 세우고 신앙을 전달하다  1846년 서울 근교에서 체포되어 같은 해 9월에 한강 새남터에서 순교하게 된다. 그의 삶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순례객의 발길이 머무는 곳







성지 입구에 들어서자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말씀이 새겨진 문이 맞이한다. 예수님의 발자국을 형상화한 작품이 새겨진 기둥 사이로 지나며, 이곳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겨본다. 고요한 분위기 속에 발걸음도 조심스럽다. 마치 성서에서 예수님이 바닷물을 잠재우시던 그 순간처럼, 성스러운 침묵이 온 몸을 감쌌다.













왼쪽으로 아레나를 지나니 생가가 눈에 들어왔다.



1906년 교인들의 증언을 통해 확인한  탄생지인 남은 집터를 구매한 이후로 주변 토지를 사들였다. 1977년 솔뫼 성역화 사업이 시작되었고 생가는 1996년 기공식 이후 8년 만에 2004년 복원이 완성되었다.




2014년 9월 국가 지정 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생가 앞마당엔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기념한 동상이 있다. 










생가를 나와 소나무가 많은 쪽으로 이동하니 김대건 신부님 동상이 나왔다.




솔뫼는 소나무 언덕이라는 뜻이고 솔뫼 중 가장 높은 곳에  김대건 신부님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동상이 있다. 김대건 신부님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 인물에 선정이 되었다. 김대건 신부님의 평등정신이나 백성을 위한 사랑과 그 실천이 지금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이다.




소나무 길을 다 지나오니 매듭을 푸는 성모님 경당이 있다. 매듭을 푸는 성모상이 인상적이다. 내가 가진 매듭들도 모두 풀 수 있지 않을까? 




2017년에 완공된 이 경당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 3주년을 기념하여 세워졌다. 아르헨티나에서부터 이어진 '매듭을 푸는 성모님'에 대한 신심이 이곳에서 꽃피운 것 같다.








솔뫼성지 야외에는 서로 다른 빛깔의 십자가의 길이 있다. 십자가의 길은  예수님이 사형 선고를 받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로 가는 과정을 묵상하는 기도이다.


 첫 번째 십자가의 길은 복합공간 기억과 희망의 주변에 조성되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예수님의 수난을 기리기 위한 십자가의 길은 솔뫼성지 안에 있다. 예수님의 손을 주제로 한 모자이크화 길과 청동 조각상으로 된 십자가  길은 소나무 동산에 나란히 있다. 






이외에도 솔뫼성지에서 찾아 보아야 할 장소는 솔뫼 아레나 광장,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과 천주교 복합 예술공간인 기억과 희망이 있다.


아레나 광자

새남터에서의 순교를 상징하는 원형 아레나는 12사도상과 함께 장엄한 모습이었다. 이곳은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과 순교를 함께 기억하는 특별한 공간이다.생가가 탄생이라면 아레나는 죽음이다.




성 김대건 신부 기념관


기념관은 김대건 신부님 다시 조선에 들어올 때 타고 온 라파엘호를 형상화한 것이다. 김대건 신부님에 관한 것과 내포 교회와 조선의 천주교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기억과 희망이 생기기 전에 기념관내 성당을 이용하여 미사를 하였다. 




천주교 복합 예술공간 '기억과 희망' 




솔뫼성지 바로 옆에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2021년) 주년을 기념해 천주교 복합예술공간이 건립되었다. 이는 김대건 신부의 삶과 신앙을 기억하고 교우들에게는 신앙심을 심화시키는 공간, 지역주민들에게는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복합예술관은 한복판에 성전을 배치하고, 양쪽에는 전시관이 배치되어 있다. 

성전 오른쪽에는 굳은 신앙을 가진 김대건 신부의 가계도가 전시되어 있고 왼쪽에 이춘만 미술관이 있다. 

지붕의 모양은 조선 8대 교구장이었던 뮈텔 주교님 의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에서 영감을 받아 13장의 꽃잎으로 되어 있다.


4대에 걸친 신앙이 김대건 신부님으로 까지 연결되어 완성이 되었다.그 완성이 지금 우리에게 연결이  되어솔뫼를 찾게 되고 내 모습을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어떤 일이 이루어지려면 고통과 시간이 걸린다.



솔뫼성지를 나서며 문득 김대건 신부님의 삶이 오버랩 되었다.25세의 짧은 생애였지만, 그의 신앙과 희생은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지금 시기에 우리부부가 이곳을 찾은 이유가 뭐였을까?를 이야기하며 기분좋게 집으로 향했다. 김대건 신부님의 생가인 솔뫼성지 다시 한 번 방문하리라 혼자만의 약속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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