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너머 남촌
시골 집을 떠날 때는 언제나 마음이 아린다
금요일이다. 서울 집으로 올라가는 날이다. 하루종일 주스용 흠사과 정리에 바빴다. 마치고 역으로 가는 길에 주스공장에 바로 넘겨야 하기에.
집을 나서기 전에 여기저기 살핀다. 사흘간 비우는 동안 찾아 올 집밖의 고양이들 사료도 그릇 그릇 가득 가득 부어 놓는다.(누가 내게 선물을 준다면 나는 고양이 사료를 바랄 것이다)
늘 하듯이 거실을 나서면서 엄마 아버지께 인사를 드린다. 서울 잘 다녀 올께요. 월요일 돌아올 때까지 두분 잘 계세요.
그리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린다. 하나님 우리집 가운데 평안을 주소서. 날마다 지켜주시고 돌보아 주심을 감사합니다.
그래 놓고도 바로 돌아서지 못한다. 신발을 벗고 다시금 거실로 올라선다. 이방 저방 부엌까지 들어가 본다. 부엌 안녕~ 월요일에 다시 만나자~
거실탁자 위에 남겨 둔 간식이 보인다. 아침까지 쓰던 노트북도 읽고 있던 책도 그대로다. 벗어놓은 작업복은 다시 접어 바로 놓는다. 그래 너희들도 안녕~ 돌아와서 만나자~
현관문을 열고 나오기 전에 또 다시 엄마 아버지께 인사를 드린다. 그리고 하나님께도 했던 기도를 또한다. 나고 자란 품속같은 이 집과 참으로 부지런하셨던 엄마 아버지 그리고 구석구석 익숙하고 정겨운 것들... 이들이 다 남아있다. 비록 잠시라도 두고 떠나는 마음이 왠지 아프다.
차에 올라타고 집에서 출발을 하는데 마침내 한줄기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차마 이대로 발걸음을 돌리지 못한다.
역에서도 이별 순서가 남아있다. 시골을 누비고 다니는 작지만 힘세고 아름다운 차에게다. 월요일에 올께 그때까지 잘있어~ 바라보며 가만히 손을얹고 쓰다듬는다.
돌아서면 곧바로 그립다. 모든 것이. 하나부터 열까지 시골의 모든 것이 뗄레야 뗄수없는 또다른 나임에랴.
산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