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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은 평생 일해야 하는 이유

무한 악순환

by 김영찬

오늘도 출근하는 사람들을 봅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여전히 어둡고 지쳐 보이며, 짜증과 불만이 가득합니다. 그런 상태이니 다른 것을 챙길 여력조차 없어 배려는 찾아보지도 못하는 출근길입니다.


그들은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점점 늙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몇 십 년 동안 열심히 일하는데 왜 성공하지 못할까요? 너무나도 힘든 것을 뻔히 알면서도 계속 그 삶을 반복하고 있을까요? 이 지치고 힘든 삶을 포기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시간을 팔아 생존만 유지할 뿐, 자산은 쌓지 못한다.

거의 모든 직장인들은 노동력을 돈으로 바꾸는 행위를 통해 돈을 벌고 있습니다. 하루 8시간이라는 의무적인 시간에 내가 직접 일해서 벌어들인 돈이죠. 2024년 20대 후반 평균 연봉 세전 3,500만 원, 세후 월 260만 원. 월세, 생활비, 기타 소비를 하고 남은 돈 약 100만 원. 옷 한 장도 안 사고, 술 한 잔도 안 먹어야 가능합니다. 여가생활은 상상도 못 하죠. 그렇게 이것저것 하고 남는 돈 30~50만 원. 그 돈을 1년 모으면 600만 원, 10년에 6,000만 원입니다. 그쯤이면 밥 한 끼 해결하는데 2만 원은 있어야 할 겁니다. 지금의 1.5배는 오를 겁니다. 그만큼 내 돈의 가치도 떨어지게 되죠. 무한 악순환입니다. 취직하기 위해 쏟은 시간 5년(대학교+취업준비)에 직장생활 10년, 총 15년의 결과물은 고작 6,000원입니다. 그래서 15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일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 악순환은 반복될 거니까요. 어떤가요? 슬프지만 현실입니다.


2. 회사는 젊음을 소비하고, 늙은 직원은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젊을 때는 야근하고 출장을 다녀도 신체가 건장하기 때문에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게 15~20년 후에도 같은 체력을 가질 수 있을까요? 필연적으로 업무 처리속도가 떨어집니다. 회사는 그걸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회사가 내 노고를 인정해 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못 믿겠으면 20년 정도 다녀보세요.


3. Full-time Position(정규직)은 안정이 아니라 통제와 종속을 의미한다.

우리는 잘 먹고 잘 살려고 회사를 다닙니다. 높은 급여, 안정적 직장을 위해 학창 시절부터 끊임없이 공부했죠. 잘 생각해 보세요. 안정적인 직장, 정규직. 여러분들은 좋아 보이시나요? 당연히 좋죠. 일을 적당히 해고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해도 연 2~3% 연봉인상은 보장 받는다고 생각하니까요. 요즘은 어떻게 하면 일을 안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되면 성공하고 싶은 생각만 할 뿐 노력하지 않는 태도가 몸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무엇을 바꾸려는 시도조차 하지 못 할 겁니다. 귀찮거든요. 힘들거든요. 굳은 의지가 있지 않는 이상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변하고 있을 겁니다. 이게 가장 큰 문제죠. 그렇게 또다시 악순환은 시작입니다.


다르게 생각해 봅시다. 안정적으로 나에게 월급을 줄 수 있는 기업이 재정위기에 놓인다면요? 연봉인상, 상여금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대기업은 그런 일이 없을 것이란 보장은 없습니다. 회사가 힘들면 인건비, 복지부터 줄이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평소에 과도하게 지출되고 있으니까요. 노조에 말하면 된다고요? 노조원도 직장인입니다.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얼마 전 보게 된 한 영상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요즘 직장인의 모습을 잘 담고 있으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계약직으로 취직했던 사람이 정직원으로 취직되며 급여가 오르기 시작합니다. 너무 좋아하며 일을 하죠. 그렇게 시간이 흘러 너무나도 늙어버린 얼굴로 은퇴를 결심합니다. 그때 급여는 300만 원을 넘기지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영상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승진하는 모습? 정규직 전환? 저는 고용주의 얼굴을 봤습니다. 얼굴에 많은 주름이 생길 정도로 세월이 지났는데 고용주의 얼굴은 그대로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용주는 정규직, 연봉인상이라는 멋진 말로 위장한 노예계약을 성사시켜 시간을 삽니다. 많은 사람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큰 역할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산 시간으로 본인이 사용가능한 시간을 훨씬 넘기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건 변함 없습니다. 이래서 매번 돈으로 시간을 산다고 하는 겁니다. Full-time position이 아니라는 거죠.


우리는 더 이상 ‘정규직’이라는 허울에 속아서는 안 됩니다. 안정적인 삶을 바란다면 내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죠. 회사 밖에서 자신의 가치를 키워야 합니다. 남의 시스템 속에서 늙어갈 것인가,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 잘 생각해 할 문제입니다.


선택은 우리 각자의 몫입니다. 늦기 전에 ‘내 시간’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영상을 다시 한번 봐보세요. 느껴지는 바가 다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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