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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가 중요한 이유

인생은 다 때가 있는 거야

by 김영찬

“인생은 다 때가 있는 거야.”라는 말 정말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얼마 전에 다른 사업장 직원분과 식사 자리가 있었습니다. 제 아버지와 비슷한 연령대일 겁니다. 여름휴가 이야기를 하면서 저를 아들 보듯이 보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가슴 떨릴 때 여행 가라. 다리 떨릴 때 가지 말고.” 인생은 타이밍이고, 때가 있다는 말을 재치 있게 말해주셨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비슷한 생각을 하고 계실 겁니다. 젊을 때 여행 다니며 재미있게 놀고, 30대가 되어 직장 다니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하실 겁니다. 과연 그럴까요?


여러분들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습니까? 젊을 때 돈이 없어 고생하면서 여행을 떠나실 겁니까? 아니면 다리가 떨릴 때 비교적 여유롭고 편할 때 여행을 가실 겁니까? 현실을 보고 선택해 봅시다.


1. 20~30대

현대 사회를 사는 대부분의 청년들은 여행을 좋아합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해외여행을 다니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렇게 30대에 접어들어 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취직, 이직, 안정적 생활, 결혼, 가정, 집, 차 등등등. 생각할 게 너무나도 많습니다.


가정을 꾸리기 위해 집이 필요합니다. 차도 필요할 겁니다. 2025년 0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13.4억. 너무 비싸 빌라라도 살까 하는 마음에 전세가격을 알아봅니다. 전세 3~5억. 대출을 받더라도 최소 현금 1~2억은 있어야 합니다. 젊을 때 열심히 놀았기 때문에 통장 잔고는 0에 가깝습니다. 그렇게 월세를 알아보기 시작합니다. 5000/100 이면 10평대 빌라에 살만 합니다. 어떻게든 둘이 끌어모아 5000만 원을 마련했고, 둘이 합쳐 월세를 마련해 0원에서 시작합니다.


둘이 합쳐 월 500만 원정도 벌어 월세, 관리비, 식비, 생활비, 차량 유지비, 보험료 등을 지불하고 월 100만 원 정도 저금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30대 후반에 접어들어 아이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저금한 지 5년이 지나 보증금과 모은 돈을 합쳐 자산 1억 원을 넘기게 됩니다. 그렇게 아이를 낳게 되고, 좀 더 큰 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제 아이가 유치원, 학교에 진학해야 하니 학군과 치안도 걱정해야 하죠. 아파트를 가야 하지만, 내 자산은 1억. 이번에도 매매는 어려우니 전세를 알아봅니다. 전세 8~10억 원. 대출도 안 나옵니다. 그렇게 월세를 찾아봅니다. 평균 1억/150. 거기에 관리비도 올라가니 월 200만 원은 숨만 쉬어도 나가죠.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 지출이 커져 더 많은 금액을 저금하지 못하게 됩니다. 내 월급을 별 차이가 없는데 말이죠. 그렇게 또 10년 정도 흘러 자산을 확인합니다. 그때 내 나이는 40대 초반. 통장 잔고는 보증금을 합쳐 약 2억 원.


아이가 커가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하고, 슬슬 주변과 비교하기 시작합니다. 더 좋은 옷, 더 좋은 경험을 위해 돈은 더 필요하죠. 내 자식이 남들 앞에서 꿀리는 모습 보기 싫은 건 모든 부모가 똑같은 겁니다. 더 저금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자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진학하게 됩니다. 그쯤 자산은 약 4억. 대학교 등록금, 자녀 자취방 월세, 생활비 등. 이제는 더 이상 저축이 어려워 보입니다. 정말 안타깝게도, 이쯤이면 몸 어디 하나 아프기 시작합니다. 차료를 위해 큰돈이 필요하고, 안타깝게도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깁니다. 노후생활은커녕 당장 생계도 어려워지게 됩니다. 행복하자고 시작했지만, 결국 불행하게 됩니다.


2. 50~60대

20~30대에 정말 열심히 삽니다. 스펙도 올려놓고, 내 커리어도 쌓아둡니다. 남들 해외여행 갈 때 자격증 공부를 하고, 영어 공부로 시간을 채웁니다. 남들이 부럽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를 선택했죠. 그렇게 번듯한 직방에 취직했지만 더 높은 것으로 올라가기 위해 이번에도 휴일을 반납합니다. 그렇게 30대 후반~40대 초반이 되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도달하죠.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너무 열심히 살아왔기 때문에 이제야 행복한 가정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30대에 했던 노력의 보상으로 남들보다 2배 정도는 벌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자산 4억으로 넓은 집을 구하는 데 사용합니다. 이 정도 금액이면 대출을 이용해 서울에 8~10억 원짜리 아파트 매매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부족함 없이 시작합니다.


이자를 갚아가며 세월이 흘러 50대가 아파트 가격은 상승해 20억 원. 실제로 가능합니다.

서울 당산동 한 아파트 가격 추이

10년에 162% 상승했습니다. 그럼 2배가 넘은 가격입니다. 보수적으로 20억 원을 말한 겁니다. 그렇게 대출금과 이자, 세금 그리고 기타 유지비를 제외하고 실제 내 순자산은 20억 원 가까이 될 겁니다. 그동안 적금도 들았을 테니까요. 이제 이 정도면 자식들 대학교 등록금, 학비, 생활비 등 무리 없어 보입니다.


이제 회사에서 휴가도 많이 나와 여행을 즐겨보겠다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정말 귀신같이 이쯤 되면 어디 하나 아픕니다. 그래도 부족함 없는 자산 덕분에 치료비 걱정 없이 좋은 치료를 받습니다. 그렇게 빠른 회복을 마치고 여행을 떠납니다. 여행이 질리면 운동, 악기, 언어 등 여러 취미를 찾아 뭐든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사이 내 자산은 불어나고 있을 테니 굳이 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실제로 주변에 자산 20억 원정도 되고, 정년퇴직을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월세, 배당금, 개인연금으로 세금 제외하고 한 달에 400만 원 이상 들어온다고 합니다. 세계일주를 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중요한 건 이 분은 놀고먹고 일을 하지 않아도 자산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거죠.


여기까지 읽은 여러분은 어떤 삶을 선택하실 건가요? 아무 생각 없이 살다 보면 보통 1번일 테고, 그래도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2번을 선택해 최대한 시기를 앞당기려고 노력할 겁니다. 저는 1번, 2번 둘 다 아닙니다. 젋을 때 준비 다 해놓고 여행 가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더 열심히, 더 효율적으로, 더 똑똑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직장인은 안 된다는 판단이 들었죠. 그래서 퇴사를 준비하고, 다른 일을 선택하려 합니다.


저는 이런 큰 선택을 했습니다. 이 선택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도전하겠습니다. 실패해도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엄청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됩니다. 하지만 그 선택에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 책임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할 건 모든 선택의 시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대한 미래를 그려보세요. 그럼 선택, 행동의 시기,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인생은 다 때가 있는 겁니다.


01화 이유를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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