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의 끝에서 베트남을 그리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던 그 찰나에 공항까지 가는 툭툭이가 왔네요. 연신 손을 흔들며 안전한 여행을 기원하고요. 시원섭섭한 마음을 안고 공항으로 가는 길, 가로 등불 아래 드문드문 보이는 어둠 속 위앙짠의 모습이 오래전, 또 그렇게 카이로를 떠나며 보았던 그 순간으로 저를 데려가네요.
새벽 시간이어서 일까요? 15분 만에 탑승 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도착했어요. 시간이 늦었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에 같은 편을 타고 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예요. 저만 여행이 아쉬웠나 봐요. 다들 돌아간다는 기쁨에 행복한 표정들이에요. 여행이 막바지에 이르니 떠나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렘으로 만감이 교차했어요.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에 마음이 차분해져서일지도요. 생각해 보니 그래도 참 감사한 시간이란 생각이 들어요.
비행기가 구름 위에 오르니 귀가 먹먹해지고 진짜 가는구나 싶어요. 잠시 어둠 속에 가려진 라오스를 뒤로하고 잠을 청해야겠어요.
어느새 눈을 뜨니 라오스는 온데간데없이, 제가 사랑하는 아름다운 구름과 파스텔 톤의 하늘이 저에게 인사를 건네요.
그렇게 지난 새벽에 출발한 비행기는 어느샌가 안전하게 인천공항에 도착하고요. 항상 그랬듯 감사기도를 했어요. 세상에 당연한 건 없으니까요. 누군가의 노력과 누군가의 보호하심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는 순간이에요.
출국장으로 나서는 길, 우연히 베트남 국적기를 발견했어요. "다음엔 베트남을 가볼까?" 하는 생각과 "이번 라오스는 7일이었으니, 다음엔 2주를 가보자"고요. 게다가 이때만 해도 베트남 무비자가 15일이어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high time
일주일 전 처음 라오스에 왔을 땐,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약간의 걱정스러움을 한 아름 가지고 왔다지요. 하지만 한 주 뒤 라오스를 떠나는 제 모습은 달랐어요. 먼 타국에 와서 생각지도 못한 이들로부터 삶의 원동력이 될 만한 에너지와 깨달음을 얻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여행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며 채워가는 시간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랬네요. 좋은 건 나눠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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