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양말

by 사과꽃

언젠가 아이가 사 온 병아리 색 실이랑

코바늘을 찾아서 소파로 간다

어른 넷이 앉을 수 있는 소파

묻지 않고 자리를 내준다



시린 눈을 감고 절뚝거리며 다가가던 저녁에도

손 끝부터 발끝까지 넘치는 피로를 흡수하던 너는

참 오래도 곁에 있었다

7여 년이 더 되는구나



앞은 가죽 뒤는 인조가죽이라

벽에 쩍쩍 달라붙는 지경은 알았지만

이사하는 바람에 들통났다

그렇게 많은 먼지가 숨어 있을 줄이야



집에 놓고 보니 옷이 낡긴 했다

새것으로 장만하라지만

너를 치장한다

뒤는 예쁜 천으로 싸고 양말을 신기려고



4짝씩 8짝에 스툴 4짝을 합하니 12짝

손뜨개를 한다

8개를 뜨도 아직 4개가 남았다

앞에 버티고 앉은 스툴도 발이 4개



그런 친구 있는가

묻지 않고 언제나 곁을 내주는

오롯이 바라보고 응원해 주는

당신의 회복만을 비는 소파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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