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라 몇 곳을 돌아 겨우 사온 꽃이
철 이른 소국에 재 넘은 장미 카네이션 몇 송이
그 마저 고마워 두 손으로 모셔와서 유리병에 꽂았네
누군가 빨갛고 하얀 장미 3송이를 와인 잔에 비스듬히 꽂아
푸드 스타일링 밥상에 꽃이 피었다
거실에 네모 각 잡은 상을 오랜만에 붙여놓고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던 이도 한 자리 주고
머리 희끗해지는 네 자매가 모여서 꽃을 본다
어제오늘 종종거리며 만들어도 늘어놓고 보니 먹을 게 없어
수년 만에 집밥 앞에 앉아 여유와 편안함을 같이 먹는다
자매의 대화에 끼어드는 법이 없는 신랑도 제 각각의 말투도 여전하여
생각해 보니 무심하던 아버지를 닮았는지 엄마를 닮았는지
두 분도 보았으려나
피붙이 아니면 허물없는 그런 말이 오갔겠으며
그럼에도 마주 앉아 밥을 먹고 웃고 재회를 말하겠나
자라면서 주고받지 못했던 거
너무 과하게 주고받은 거
지금이라도 주고 싶은 거
한자리에 모여 앉음으로
비슷한 얼굴 바라봄으로 그저 전해지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