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떠났다! 나를 두고 우리를 두고

by 사과꽃


그 차 내 인생의 한 시절을 함께 한

나를 태우고 참 오래 다녔고

힘든 길도 많이 갔고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을 같이 지켜봤던

초등학교도 중학교도 고등학교도 따라갔던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같이 갔구나

작은 아이가 어린이집 문 앞에서 들어가지 않겠노라

엉엉 울던 모습을 너도 봤고

큰아이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던 첫 해에는

서울까지 나들이도 같이 했지


그런 너는 여기저기 벗겨지고 찍히고 창문도 내려가면 올라오지 않아 서걱댔어

핸들커버 가죽이 손톱에 찍혀 묻어나고

이제 그만 더 나이 드는 나를 보기 전에 보내는 거야

조금 더 같이 할걸 그런 생각도 들어서

마음이 짠하다


나를 지켜봐 주고 나를 지켜줬고 내 편이 되어줬어

마지막 한 해 동안 제 차를 내게 주고 너를 몰고 다닌 아저씨 때문에

부득불 새 차를 하나 모시고 왔는데

그게 또 너를 보내게 된 이유가 됐네

내 옆에서 늘 함께하고 응원해 줘서 고마웠어 친구


이별이 꼭 생물하고 만 하는 건 아니더라고

하루에도 수십 번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살아

어제 생각을 오늘 이어 가다가 잊기도 하고

아침에 하던 일을 오후까지 끌다가 놓기도 해

마침은 또 다른 시작을 불러주니까 이별이 꼭 마지막은 아닌 거 같아 또 다른 모습으로 보세




keyword
이전 06화네 자매의 오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