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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너의 편이 있나

by 사과꽃


누군가의 편이 되어 주기 전에는 누구도 진정으로 너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다. 네 편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만큼, 받고 싶은 만큼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라. 나를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만큼 누군가를 절절이 사랑하라. 절절한 사랑? 어느 소설에 그런 표현이 있었다. '눈 깜박이는 그 사이의 보고 싶음'이라고.



기다리지 말고 기대하지 말고, 지금 누군가 당신을 찾는 이가 없다면 당신이 메말랐다는 증거다. 사랑을 나눠주고 싶은 맘이 생기지 않으면 자신을 챙기고 자기에게 사랑을 주라. 누군가가 말했다. 자기와의 관계 개선에 신경 써라고. 자신에게 말을 걸고 자신을 믿어주라고. 자기 보살핌이 바탕이 되어야 나눠줄 사랑도 생긴다는 말이리라.


그럼 절절하게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바라보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건 잘 살았다는 증거다. 최소한 자기 자신에게 솔직했고 충실했다는 증명이다. 그러면 만나러 가야지. 그리고 말해야지. 나는 당신 편인 거 같다고. 의외의 답을 들어도 뭐 어떤가. 그 정도의 배짱은 있어야 자기를 돌 볼 힘이 생기지 않겠나.



연락을 끊고 홀로 운동하고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정말 많은 순간이 내가 손 내밀고 찾고 부르고 밥사고 술사야 만나지는 사람들이었다. 어느 누구도 먼저 손 내미는 경우가 드물다. 그때 깨달았다. 의외로 사람들이 착각하고 사는 거라고. 진짜 사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할 때인데 저를 돌보기 보다 의미 없는 존재감을 밖에서 찾고 있다고.


그러니 원하고 바라는 만큼 나부터 챙겨야 한다. 그다음 바라는 만큼의 사랑을 다수에게 뿌리지 말고 꽂히는 사람에게 편이 되어 줘야 한다. 구분할 일이 있다. 진짜의 가면을 쓴 사람이 많으니까 제대로 마음으로 느껴야 한다. 그런 사람은 아주 작은 면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말이 다르고 행동이 다르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너무 절망하진 말고 그런 사랑을 자신에게 주는 거다.


'진정 너의 편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가슴이 콕 찔리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 자기편이 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사람은 대체로 저 역시 누군가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 사람이다.



예보된 비를 어디만큼 쫓아냈는지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몽실거리고 울어대는 매미는 양쪽 귀를 막을 기세다. 8월은 입추를 안고 언뜻 시원한 바람을 날리며 생색을 내고 매미는 그 사실을 알아챈 게 분명하다.


간혹은 스스로에게 이런 자문을 해보자. '나는 편이 되어주는가, 오롯한 내 편은 있는가.' 겸허해진다. 제법 살았으면서도 '너는 아직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보지 못했지'라는 말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허세 부리며 당당하게 여럿 중에 군림해도 진정 그들이 제 편인지 헷갈릴 때가 있을 것이기에.


그래도 남는 생각은 진정으로 사랑하는 내 편이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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