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나무
하얗게 섰던 봄에
검은 나무 질긴 가지에서
그렇게도 보드라운 흰 꽃을 피워내더니
그 벚나무 훌렁훌렁 푸른 이파리 흔들 때
세찬 바람에 꺾일까 걱정도 했는데
물 폭탄 오던 날에는 푸른 잎 붙들고 애원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창 밖에 선 저 나무
이파리 절반이 노란색이네
마주 보는 둘 중 하나가 노란 잎이네
초록색과 노란색을 번갈아 달고
9월이라고
바닥엔 갈 잎도 제법 떨구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갈 건지 말도 없이
보든 말든 비바람 햇살 맞으며
그렇게 찬란하게 끝끝내 버텨 내더니
이제 이파리 싸서 보낼 생각 하는구나
채비하는 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