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

by 사과꽃


할 말이 많아도

상대방이 어떤 생각 어떤 입장일지 생각하고 해야지

말이 전달되는지도 개념치 않고

그리 2시간 여를 앞에 앉아 혼자 풀면 그건 고문이지

허공에 퍼져 버린 이야기는 말 한 사람의 기력도 날리지만

의도가 좋아도 퇴색되고

귀한 시간 내어 온 사람들을 복잡하게 해

안타까움인지 황당함인지



한 달 여 전부터 공지된 저녁 만남의 자리

같은 책을 읽고 둘러앉아 이야기꾼이 주는 질문에 답을 적어 보았네

수분가량 쓰고 돌아가며 의견을 나누는데

이야기꾼은 매번 반복하는 말이 있네

저도 동의해요

이 사람 저 사람이 말을 꺼내도록 장단을 맞추고 추임새만 넣었네

본인 의견은 기억나지 않아

그저 실컷 이야기하도록 들어주었네



천리길 절반을 다녀온 날

저녁 모임까지 소화하고 돌아왔네

싸한 밤기온에 홀로 앉아

불편한 감정인지 잔잔한 감동인지 또렷하게 대비되는 느낌 돌아보네

말은 뜻이 넘친다고 전해지지 않고 쏟아낸다고 전해지지 않아

과함은 덜함만 못하니

스스로 하고 정리하게 도우는 게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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