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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조와 덕이 Feb 02. 2023

혼밥 혼글 혼동을 추구한다

외롭지 않을 용기


6~7평 남짓할까. 

개인 방이 주어진다. 

일과 외에 죽어라 공부해서 승진에 목메는 이유는 이 작은 사무실이 주어지는 그 달콤함이 좋아서도 이다.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서 차라리 가까이서 업무 협의하는 게 낫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홀로 즐기는 시간이 많아진 것은 맞다. 미운 상사는 얼른 보내서(승진) 독방에 넣어버려야 한다는 우스개가 있었다. 이 방에 와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 노력해 보지만 낙동강 오리알 되기도 쉬워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가까이하기에 먼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다.


일하는 데 별 차이 없는 상황임에도 전문직 보직자들이 거리감을 둔다. 좋은 말로는 조심히 대한다고 할까. 여하튼 이래저래 홀대와 끈 떨어질 때가 있다. 개인 사무실이 주어질 때 벌써 혼자 생활하는 능력을 요구받았는지 모른다. 만나고 밥 먹을 때도 어느 한 곳으로 쏠리면 안 된다. 그러다가 자연스레 삼혼을 떠올리게 되었다. 이제 차근차근해보리라. 혼자 밥 먹기, 혼자 글쓰기, 혼자 운동하기다.


솔직히 혼동이 가장 어렵다. 


집에서 가까운 산을 주말마다 오를 계획을 세웠었다. 매번 같이 갈 친구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홀로 무덤이 많은 그 산을 오르기가 싫어서다. 막상 가보면 홀로 걷는 사람도 많지만 성격상 대화할 사람도 그립고 담력도 부족했음을 알았다. 어느 날엔가 등산용 스틱을 준비하니 옆 사람이 물었다. 그 낮은 산에 스틱이 필요하냐고. 같이 가주지도 않으면서 질문이다. 무서워서 그런다고 하기에 자존심 상하고 혹여 모를 산 짐승에 대비해서라고 했다. 그러다 혼자 산 오르기는 어느 틈엔가 멈추고 말았다.


그 홀로 산책을 해볼 계획이다. 혼밥은 이제 자연스럽고 혼글은 감사한 시간이지만 홀로 운동은 쉽지 않았다. 용기를 내보지만 같이 할 사람을 어느 틈엔가 또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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