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나는 36.5도를 잘 지키는 사람이라고.
왜 그렇게 보였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내 겉모습이 아니라
내가 지나온 온도를 느낀 것 같았다.
그 사람의 말 속에는
내가 한없이 차가워졌다가 돌아왔던 순간들이 있었고,
한없이 뜨거워졌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았던 시간들이 겹쳐 있었다.
차가움의 끝에서 멀어져 본 사람,
뜨거움에 스스로를 태워본 적 있는 사람만이
다시 돌아오는 온도가 있다는 걸
그 사람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그 사람의 눈에는
내가 늘 같은 온도로 살아가는 사람처럼 보였나 보다.
미지근해서가 아니라
이 온도가 가장 오래 사람을 버티게 한다는 걸
이미 지나와 본 사람처럼.
그 사람은 나를 단단하다고 표현했다.
아마도 그 단단함은
극단을 통과한 뒤에야 생기는 체온일 것이다.
나는 그저 살아왔을 뿐인데,
누군가가 그렇게 보아주었을 때
나의 온도는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