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소각장

시체 처리

by 김하록

오함마 마석기 무리가 부산에 내려와서 진을 치기 시작한 후 부산에 미묘한 변화가 불기 시작했다. 쓰레기 소각장이 개인 소유가 아니라 부산시 산하 환경공단에서 운영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정일은 작전을 변경해야만 했다.

해운대 소각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신상들을 사돈에 팔촌까지 샅샅이 조사해서 자녀들이 어느 어린이 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을 다니는지 철저하게 파헤치지 시작했다. 그들 중에서 유달리 가족에 대한 애정이 돈독한 직원들과 환경미화원들은 남겨두고 그대로 활용하기로 하고, 가족과의 연줄이 느슨하거나 약한 직원들과 도덕성이 특출나게 강한 사람들은 제거하기로 결정했다.

"최소장님! 이 쓰레기 분쇄기는 어떻게 작동하는 것입니까?"

"아 예. 이 레버를 뒤로 당기면 분쇄 벨트가 돌아가면서 그 위에 있는 건 싹 다 갈아버립니다."

"뼈도 잘 갈립니까?"

"마 말도 마이소! 소 한마리도 통째로 갈아버려서 완전히 패티로 만들어 버릴 정도로 깔끔하게 처리해준다 안캅니꺼."

"아! 그거 참 마음에 드는 소리네요."

"이 분쇄기로 다 갈아버린 쓰레기는 벨트 아래의 대형 튜브를 타고 소각로로 자동으로 옮겨집니다. 그러면 아까 본 소각로의 점화 스위치만 누르면 바로 소각에 들어가는 구조입니다."

"그렇군요! 친절한 안내 고맙습니다. 잘 가이소!"

"네?"


퍽! 마석기는 최소장의 배를 발로 차서 분쇄기 벨트 위로 떨어뜨린 후 바로 레버를 뒤로 당겼다. 으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 소리와 함께 뼈 채로 다 갈려버려서 패티가 되어버린 최소장의 시신은 그 즉시 소각 되어 한 줌의 회색빛 재만 남긴 채 검은 연기로 사라졌다.

"형님! 최소장은 왜 죽였습니까? 두고 부리셔도 될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실제로 인간의 뼈와 살이 저 벨트 위에서 어떻게 패티가 되는 건지도 한번 보고 싶었고."

마석기가 씨익 웃자 얼굴에 사선으로 길게 난 칼자국이 더 잔인하게 클로즈업 되는 느낌이었다.

"이왕이면 윗 대가리부터 새 판을 짜는 게 좋지 않겠어? 완전히 우리의 꼭두각시가 되어서 움직여줄 사람으로 말이야. 여기 직원들 완전히 노예처럼 부리려면 가족의 생명줄을 쥐고 흔드는 것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본보기를 보여서 우리에 대한 두려움이 뼈에 사무치게 처절하게 공포심을 심어줘야 해."

"네, 형님! 옳으신 말씀입니다. 여기 소각장 직원들과 환경미화원 전부에 대한 정신 개조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인원들을 통제할 건데?"

"일단은 해운대 인근 환경업체들부터 하나씩 장악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 많은 인원들을 통제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텐데, 그건 어떻게 할 거야?"

"그건 고등학교 일진들 조기 교육으로 충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빠르게 움직여라. 저들이 더 커버리면 우리가 어떻게 해볼 여지도 없을 테니까."

"네, 형님! 반드시 부산을 밑바닥부터 통째로 접수해서 형님께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건 니가 알아서 하고, 오늘도 티비고 전광판이고 라디오고 거리고 할 것 없이 사방에서 크게 광고를 하던데, 도대체 어떤 자본이 들어왔길래 단번에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는지 궁금하다. 마 우리가 꿀꺽 할 수 있는지 한번 가보자."

"네, 형님! 어디로 갈까요?"

"센텀시티 쪽으로 가자. 거기서 '테이블탑 마운틴'이라고 커피숍 크게 오픈 한다고 하던데, 가다 보면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게 보일 끼다."

"네,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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