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창

TIME SPEAR

by 김하록

[13년 전]


철진과 펄, 그리고 아이린은 야마시타 골드를 통해서 얻은 그들의 막대한 부를 사용해서 미래에 있을지 모르는 전쟁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훈련된 요원들이 착용하고 AI로봇처럼 기동할 수 있는 사이보그 수트를 비롯해서 하늘을 초음속으로 자유자재로 날 수 있고 레이저 광선과 대형 미사일의 폭발력에 준하는 고농축 우라늄 탄환을 장착한 AI 전투 로봇 삼 천기를 비롯해서 핵 잠수함과 핵 어뢰를 포함한 핵 미사일, 그리고 우주선 등 각종 최첨단 무기를 비밀리에 개발하기 시작했다. 엄청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AI로봇들의 기동성과 무기의 성능을 끊임없이 테스트하고 개발하기를 거듭한 결과 상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 예측해서 능동적으로 적을 파괴할 수 있는 최첨단 로봇을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다.

철진과 펄은 KSR 조직과 NASA, DARPA 등 미국방성을 해킹해서 얻은 설계도와 제원을 통해서 몇 년 간의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완성된 AI로봇들과 처음에는 수십 명 단위로 시작해서 나중에는 수백 명, 결국 수천 명과 동시에 실전 같은 전투를 벌이며 AI로봇들을 훈련 시킴과 동시에 그들을 파훼하는 방법을 눈감고도 실행할 수 있을 정도로 터득했다.

그 사이 철진은 펄에게서 이수, 이지, 이한, 이열, 이운, 이설, 이철, 이심, 태양, 은하, 우주, 일원을 낳았고, 아이린에게서 이도에 이어서 이정, 이신을 낳았다. 어느덧 십 여 년이 흘러서 제법 덩치가 커진 아이들은 철진과 펄에게서 창, 도끼, 복싱과 발차기, 주짓수를 비롯한 종합 격투기를 수련 했고, 기를 운용하여 하늘을 나는 법과 화염과 빙정, 그리고 독을 운용하는 법은 물론이고 심해를 잠수하는 법을 배웠다. 게다가 제법 경지에 든 아이들로 하여금 AI로봇들과 대련하게 하여 그들을 상대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터득하도록 훈련 시켰다.

아이린이 정말 간절히 원해서 철진은 자신의 혈액을 극도로 희석해서 아이린에게 주입한 후 차츰 농도를 늘려서 아이린과 이도도 재생 능력을 비롯한 독에 대한 저항력 등 일정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이세와 이성은 철진이 무시무시한 능력을 갖춘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이라 펄에게서 난 아이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래도 상당한 능력을 타고났다. 철진은 지난 13년 동안 무기 개발과 펄과 아이린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일에 매진했다. 그렇다고 그 일에만 매달린 것은 아니었다. 펄이 육아와 새로 획득한 해킹 능력을 통해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로봇공학에 몰두하면서 보내는 시간 동안 철진은 셰계를 홀로 주유했다.

필리핀에서 가까운 대만에서 시작해서 푸저우, 윈저우, 항저우, 상하이, 난징, 칭다오, 텐진, 베이징, 선양, 지린, 장춘, 하얼빈, 치치하얼, 자무쓰를 거쳐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트크, 하바로프스크, 콤소몰스크, 사할린, 오오츠크 해, 캄차카 반도. 베링 해와 북극해의 심해를 탐험했다. 다시 러시아의 바이칼호, 몽골의 울란바토르, 달란자드 가드, 욜린 암 얼음 협곡을 거쳐서 노래하는 모래언덕 홍그린 엘스에 도착했을 때였다. 180 킬로미터 길이에 높이 약 300미터의 광활한 모래 언덕에서 철진은 바람이 전하는 소리를 듣게되었다.

"보름달이 뜨는 오늘 밤 모래 폭풍을 기다려라!"


철진이 정말로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은 건지 환청을 들은 건지는 몰라도 그날 밤의 모래 폭풍을 기다리기 위해서 인근 유목민의 텐트로 날아갔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유목민 타르하치가 철진을 맞이했다.

"어서오십시오. 투크하이님!"

"왜 저를 투크하이님이라고 부르시는 거지요?"

"오랜 세월 저희 가문에 내려오는 사명을 지켜 오늘을 기다렸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오늘 이곳을 방문하는 자가 칭기스칸의 무덤을 열고 세상을 구원할 타임 스피어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타임 스피어! 그건 또 뭔가요?"

"타임 스피어를 가진 자! 세상의 시간을 다스리며 시간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과거로도 갈 수 있고 미래로도 갈 수 있습니다. 또한 상대의 시간을 나의 시간보다 느리게 가게 할 수도 있고, 빠르게 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정말로 그런 것이 존재합니까? 직접 보신 적이 있나요?"

"아뇨! 오직 전설에서 말하는 구원자에게만 타임 스피어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습니다."

"타임 스피어라 그런 것이 있다면 정말로 탐나는 물건이군요."

"오늘밤 타임 스피어는 투크하이님의 것이 될 것입니다. 우선 이 짐비로 배를 채우시지요."

"짐비?"

"네, 짐비는 저희 유목민들이 사막에서의 생활에 필요한 열량을 보충해주는 음식으로 고기를 잘게 잘라서 넣고 양파, 당근, 무, 감자 등으로 양념을 하고 그 위에 반죽을 올려서는 찐 요리입니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홍그린 엘스로 돌아가기 전에 타르하치가 만들어준 갈비찜과 비슷한 짐비 요리와 마유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보름달이 뜨고 자정이 가까워지자 다시 홍그린 엘스의 가장 높은 모래 언덕에 올라간 철진은 저 멀리서 마치 세상의 모래를 다 삼켜버릴 듯한 어마어마한 모래 폭풍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바람에 맞서지 말고 바람에 네 몸을 내어 맡겨라! 바람이 네가 상상도 못한 곳으로 너를 인도하리라!"

마치 바람이 연주하는 듯한 소리에 철진은 두 팔을 벌린 채 모래 폭풍을 온몸으로 맞이했다. 토네이도처럼 몰아치는 바람에 의해서 모래가 다 빨려가고 드러난 깊고 깊은 모래 언덕의 밑바닥에 오랜 세월 묻혀있던 칭기스칸의 무덤으로 들어가는 육중한 철문이 있었다.

철컹! 철컹!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철진이 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기면서 들어갈 때, 좌우에서 육중한 다섯 명의 장수들이 거대한 도끼와 철퇴,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라고 불리는 거대한 칼과 창을 들고서 철진을 향해 쇄도했다. 철진은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여러 무기 중 창을 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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