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고
사람과 사람 사이엔
말보다 마음이 먼저 가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남기 위해
먼저 말하는 법을 배웁니다.
어떤 말이 괜찮은 말인지
언제 고개를 끄덕여야 하는지
웃는 타이밍까지도 배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저는 표현에 참 서툴렀습니다.
아버지를 많이 닮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하루 종일 말없이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마치 입에 지퍼가 달린 사람처럼
단 한미도 내뱉지 않은 것이 일상으로
늘 침묵의 고요속에 사셨던 분이었다.
어릴 적 그 모습이 참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머니는 저를 자주 채근하셨습니다.
좀 더 예쁘게 말해봐라. 공감하는 척이라도 해봐라
칭찬 한마디라도 해라 등.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잔소리로만 느껴졌던 날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됩니다.
내가 맺고 있는 관계가
건조한 마른 나뭇잎과 같다는 것을
언제라도 바스락 하며 부서질 것처럼
데일 카네기의 『인간 관계론』은 그 지점에서
저에게 말을 건넵니다.
“말을 고치기 전에, 마음을 먼저 돌아보세요.”
그렇게 책이 저에게 말을 던져 줍니다.
진심이 없는 웃음은
상대의 마음에 닿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내 마음이 그곳에 머물지 않으면
그 말은 공허하게 떠오릅니다.
책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사람은 이성보다 감정으로 움직인다.”
돌이켜 보면 그렇습니다.
이성적으로 따져보면 아무렇지도 않을 일에
상처를 받기도 했고
사소한 인정 한마디에
하루가 달이 차오르듯 환해지기도 했습니다.
사람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그래서 더 복잡한 존재 인지도 모릅니다.
인간관계론은
칭찬하라 고 말하지만
그 칭찬이 진심이 아니라면
오히려 관계를 멀어지게 한다고 말합니다.
“비난하지 말라”는 말 역시
침묵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정직하되, 상대를 아끼는 마음으로
전하라는 뜻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그 말을 전하는 사람의 태도입니다.
진심이 담긴 말은
서툴러도 따뜻합니다.
책을 읽으며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무심코 던진 말이
누군가의 마음을 무겁게 하진 않았나
한 번이라도 더 들어 줄순 없었나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줬더라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좋은 관계는
말재주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려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책을 덮고 나니
아른거리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말없이 기다려준 사람
실수에도 따뜻했던 사람
지적보다는 믿음을 먼저 주었던 사람
그 사람들과 나 사이엔
많은 말보다
은은한 마음이 먼저 오갔다는 사실을.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가장 먼저 건너야 할 다리는
말이 아니라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건넬 준비가 되어 있는
내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이
내게 알려준 관계의 비밀이고
이것은 인간관계에서 가장 오래 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