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내는 삶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by 마이진e


버틴다는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버티는 삶은 수준 낮은 삶이라고.

하지만 나는 알았다.


버틴다는 건,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걸.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끊임없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나는 7년을 동굴 속에서 살았다.

무언가 되지도 못했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그저, 하루를 또 하루 위에 쌓아 올릴 뿐이었다.



세상도 나를 잊었고,

나도 나를 믿지 못했다.

무너진 자존감 위에 모멸감만이 내려앉았다.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날들,

그 시간을 나는 오랫동안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알겠다.

그건 정체가 아니라 성장이었다는 것을.

내가 결함 있는 존재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여물어가고 있던 존재였다는 것을.


버틴다는 건 그저 ‘견디는 일’이 아니다.

그건 ‘포기하지 않는 일’이고

‘살아내는 방식’이며

언젠가는 나를 다시 꺼내줄 시간이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그때의 나,

아무 의미 없이 살아가는 것 같아 눈물 흘리던 그날의 나,

그 모든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씨앗이었다는 걸


이제는 말할 수 있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지금 버티고 있다면,

당신은 이미

살아내고 있는 중이다.

그 자체로 충분하다.


그리고 언젠가, 그 시간은 반드시

당신을 더 멀리 데려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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