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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게 미안하지 않은 식사에 관한 이야기

한끼에서 시작되는 기후 감수성 "기후미식"

by 마이진e


요즘 부쩍 식탁 앞에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늘었다.

저만치 달아난 버린 입맛 덕분에


오늘도 무언가를 먹긴 먹어야 하는데,

자꾸 생각이 많아진다.

무더위 탓인지 식사 시간이 힘들기만 한다.

맛있는 걸 먹는 것보다, 어떤 걸 먹어야 할까 고민을 해본다.


『기후미식』은 그런 나에게 다가와, 한끼의 식사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들을 곱씹고 곱씹어 보게 한다.


“먹는 것이 곧 행동이다.”

“지구를 살리는 가장 일상적인 실천은, 오늘 당신의 한 끼다.”


처음엔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내가 뭘 얼마나 안다고 기후위기까지 책임져야 하나 싶다.


하지만 책을 한 장씩 넘길수록 생각이 달라진다.


기후미식은 거창한 채식주의자가 되라는 말이 아니었다.

‘전체의 과정’ 에서의 변화를 위한 노력

그 말을 이해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진다.


내가 먹는 한 끼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다.

씨를 뿌리고, 자라고, 수확하고, 포장되고, 트럭에 실리고,

냉장고에 들어가고, 조리되고, 버려지기까지.

우리는 그 긴 여정을 ‘무심하게 짧은 시간의 한 입’으로 끝낸다.


한 끼를 위해 몇 리터의 물이 들고, 얼마나 많은 메탄가스가 나왔는지,

우리가 식탁에서 고른 고기가 누군가의 땅을 얼마나 빼앗았는지,

그 수치들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진다.


책은 말한다.

고기 대신 콩을, 치즈 대신 두부를,

비닐에 싸인 수입품 대신 제철 채소를 선택하라.


사실 작아보이지만 그 소소한 선택이야말로 기후 위기 속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변화의 방법이라고.


나는 솔직히 완전한 비건이 될 자신은 없다.


'기후미식'은 정답이 아니라, 질문에서 부터 시작한다.

“오늘, 어떤 식사를 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한다.


한식의 소박한 밥상, 나물과 김치, 쌈과 된장은

오래전부터 기후미식을 품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 어머니의 밥상이 사실은 가장 친환경적이었다는 걸

수 많은 밥상의 효과를 알게 되어 간다.


현재도 완전한 비건은 아니지만 채식성 식단으로

식탁을 구성하며 식사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식물성 식단으로 보기에는 조금 아쉬은 상태다.


장을 볼 때 포장 없는 채소를 고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먹을 만큼씩만 요리한다.

남은 반찬은 다시 다양하게 활용해 먹는 방법을 사용중이다.


나 하나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나부터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기후미식』은 책이지만 보내는 메세지는 묵직하다.

지구가 우리에게 보내는 간절한 부탁을 한다.

“조금만, 더 지구를 위해 노력해줘.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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