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개인의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삶에는 다른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 자기 자신과 자신의 세계에 대한 이해, 주변 환경과의 자주적인 관계 형성, 성취감, 즐거움, 기쁨 등도 포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개인은 현재 및 미래에 제기되는 개인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기술적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여러 다각적인 활동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으로 참여하며 삶을 성공적인 영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OECD에서는 과거 수행한 능력에 대한 대규모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기술, 지식, 능력의 정의와 이들의 상호 관계에 대한 광범위한 이론을 근거로 하는, 분명하고 포괄적인 개념적 틀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1997년부터 2003년까지 개인의 성공적 삶과 사회의 발전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규명하기 위해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e)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3개 범주의 9개 영역으로 핵심 역량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때부터 미래 인재의 역량을 국가나 기관 차원에서 규정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연구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호주, 뉴질랜드, 영국, 싱가포르, 독일 등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OECD, 2003).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교육개발원(2004)을 중심으로 Life Competencies를 생애능력이라는 용어로 번역하고 생애능력의 측정과 학습체계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의 목적은 개인이 학교교육과 평생학습을 통하여 생애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직업생활과 개인적인 삶을 성공적으로 영위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생애역량에 대한 다양한 접근
우리나라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국가 수준의 생애능력 표준 설정 및 학습체제 질 관리 방안 연구(한국 교육개발원, 2004), 청소년 생애 핵심역량 개발 및 추진방안 연구(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08), 미래사회 직업사회에서 요구하는 핵심역량(교육과정평가원, 2008), 대학생 핵심역량 진단체제 구축 사업(한국 직업능력개발원, 2011), 미래 한국인의 핵심 역량 증진을 위한 창의적 문제 해결력 기반의 정보 교육 정책 방향 탐색(한국교육과정 평가원, 2012)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는 정부 관련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국가 미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생애역량의 표준 설정 및 측정, 학습체계와의 연계에 중점이 두어져 왔으며 실제 생애역량이 직장생활과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인 연구는 미흡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도력, 의사소통능력, 문제 해결 능력, 자기 주도 학습능력으로 구성된 생애역량 관련 진단도구를 개발한 한국교육개발원(2003)의 과정을 보아도 역량을 고성과자의 행동특성으로 보는 흐름과는 다르게 초등학생용, 중등학생용, 대학생/성인용 등으로 나누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특성을 추출하고 있으며 특히 대학생/성인용은 일반 대학생과 특수대학원에서 교직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개발되었습니다.
따라서 1천5백만 명에 달하는 직장인 중 약 50%가 행복하지 않다고 하고(잡코리아, 2007), 핵심인력이 이직하는 이유 중 1위가 승진과 상사와의 관계 문제이며 2위가 일과 생활의 균형 문제로 나타나는 상황에서(삼성경제연구소, 2006), 일반 직장인들이 강화해야 할 역량 즉, 성공한 직장인이 나타내는 행동특성으로서의 생애역량을 측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역량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진 인적자원관리 분야를 보면, 1973년 Harvard 대학의 사회심리학자인 David McClelland가 ‘Testing for Competence Rather Than Intelligence’라는 논문을 통해 중요성을 강조한 이래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역량을 보다 정교화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왔습니다. 예를 들면 고성과 관리자의 행동특성으로 대변되는 일반적인 관리자의 역량이 연구되었고(Boyatzis, 1982; Spencer & Spencer, 1993), 조직 차원으로 확대 적용되어 조직의 성공을 가져오는 조직시스템과 문화 그리고 가치 등으로 정의되는 핵심역량이란 개념으로 발전되었습니다(Prahalad & Hamel, 1990).
이처럼 개인성과를 예측하거나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심리적·행동적 특성 등으로 그동안 많은 학자들에 의해 정의되어온 역량의 정의를 종합해보면 역량은 성공적인 업무수행을 위해 요구되는 개인의 내적 특성을 포함한 태도나 능력, 지식, 기술 등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조직의 인적자원 관점에 초점을 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김종인, 2005; 이동희, 2006). 그리고 대표적인 일반 역량모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Spencer와 Spencer(1993)의 역량 사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 경영학 관점의 역량 논의는 조직의 성과를 제고하는데 필요한 인적자원개발 차원에서 역량을 다루어 왔기 때문에 조직이 아닌 개인의 입장에서 직장인 개인이 직장생활을 성공적으로 하고 또 개인적 삶의 만족, 행복을 누리는데 필요한 생애역량과는 연구 목적과 방법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애역량은 직장생활의 성공과 개인적 삶의 만족에 도움이 되는가
따라서 정부 관련 연구기관의 생애능력 또는 핵심역량 연구에 있어서 척도 개발의 한계점 그리고 기존 조직 인적자원개발 관점의 역량을 직장생활의 성공과 개인적 삶의 행복을 위해 요구되는 생애역량으로 그대로 활용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별도로 생애 핵심역량 척도를 개발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생애 핵심역량이 실제 직장생활과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인 연구를 해야 하며 구체적으로 직장인을 대상으로 생애 핵심역량과 경력 성과, 심리적 웰빙과의 관계를 밝혀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직장인에게 적합한 생애역량 척도가 개발되어야 합니다. 한국 교육개발원(2003)이 제시한 기초 문해력, 핵심능력(지도력, 의사소통능력, 문제 해결 능력, 자기 주도 학습능력), 시민의식, 직업 특수 능력 등으로 구성된 Life Competencies와 다른 연구기관의 핵심역량 구성항목을 기초로 하되 고성과자의 행동특성이라는 역량의 개념에 맞게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의 성공모델로 받아들여지는 대기업 임원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생애역량 중에서도 직장인의 경력 성공과 심리적 웰빙에 공통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핵심역량을 추출하여 생애 핵심역량으로 정의하고 그 생애 핵심역량을 진단할 수 있는 척도를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생애 핵심역량의 유효성 확인 필요
그리고 개발된 생애 핵심역량 척도를 이용하여 직장인을 대상으로 생애 핵심역량 수준을 측정하고 동시에 연구 참여자들의 경력 성공과 심리적 웰빙 수준을 함께 측정하여 개인의 생애 핵심역량과 경력 성공 및 심리적 웰빙과의 관계를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경력 성공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년 이상의 직장생활 경력이 있어야 경력기간 동안 개인별 승진이나 연봉 인상의 차이를 알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부장까지는 개인별로 경력 성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임원으로 승진한 이후의 과정은 한 직위에서 조기 퇴임하는 경우와 계속 빠르게 승승장구하는 경우 등 개인별 차이가 많고 특히 개인적 삶은 은퇴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듯 직장생활에 성공한 사람이라는 임원 중에서도 개인차가 많다는 것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생애 핵심역량이 실제 직장생활의 성과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데 임원 경력자가 좋은 연구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은퇴자를 포함한 대기업 임원 경력자를 대상으로 생애 핵심역량을 측정하고 동시에 경력 성공과 심리적 웰빙 수준을 함께 측정하여 개인의 생애 핵심역량과 경력 성공 및 심리적 웰빙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것은 학문적으로도 의미가 클 것입니다. 이를 통해 직장인들의 일반적인 성공모델인 임원들의 경력 성공과 심리적 웰빙에 함께 영향을 미치는 생애 핵심역량의 하위 요소가 무엇인지 그리고 경력 성공 또는 심리적 웰빙 어느 한 부분에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인지 확인함으로써 일반 직장인에게 미래의 삶을 예언해 줄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가 학습체계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기 계발 노력에 생애역량을 연계시킬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직장인에 대한 상담 및 코칭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