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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12. 2022

학교에서의 성격심리학 활용

나와 상대방의 차이-개인차: 성격 이해하기 – 글 11

학교 장면에서의 성격 활용과 그 과제

 

 학교에서는 여러 가지 성격검사, 학급/학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 등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검사는 매우 간단하고 문제를 파악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학교에서의 검사에 대해서는 비판이 있어 왔지만 이런 검사의 가장 큰 문제는 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성격 이해 방식을 따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검사는 개인 성격을 측정하여 이런 성격은 문제행동을 일으키기 쉽다고 생각한다든지, 학교/학급의 상태를 측정하여 이런 상태인 학교나 학급은 나쁜 환경이 될 것이다 라고 판단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는 개인과 집단이 처해져 있는 관계로부터 분리되어 해당 개인이나 집단의 성격을 측정하는 것으로써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 장면에서의 성격을 이해할 때에는 관계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를 고려하여 학교에서의 개인 성격을 측정했을 경우 측정된 개인 성격은 학교에 있어서 여러 관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학교/학급 집단의 상태를 검사했을 경우 그것은 교사와 급우들과 의 관계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일한 검사 결과라 하더라도 공격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는 교사와 급우와의 관계 속에서 공격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성격이 문제를 일으킨다 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성격이 드러나며 그것이 측정되어 나타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검사는 결과표에 열거된 내용의 어느 한 부분 만을 드러내는 것에 지나지 않고 그런 검사 결과를 기초로 한 매뉴얼화한 학생지도로는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매뉴얼에 따른 지도가 잘 먹혀 들어갈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런 검사는 성격상 무언가 부족한 것이 있기 때문에 부적응 행동이 나타난다는 결함 모델에 기초하여 성격결함을 메우기 위한 원조나 개입으로 이끌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개인 성격의 결함도 관계로부터 발생한다는 것도 고려하여 지도방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성격 이해와 그 가능성

 

 실은, 학교에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개인 성격의 문제로 간주하는 것은 어른이나 제도 측면에서는 편리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개인 성격 문제로 취급하면 그 개인의 책임이 되기 때문에 어른이나 제도 측면에서는 변할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성격 취급방식은 학교현장에서 수용되기 쉽습니다. 역으로 관계 속에서 성격이 구성된다고 생각하면 학생이나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교사와 주위의 아이들, 학교와 학급을 포함한 문제가 됩니다. 따라서 교사의 지도방식이나 학교의 상황 등까지 다루어야 합니다. 


 학생의 성격 문제를 부모의 양육태도에 원인으로 돌리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잘못이라고 책임을 돌려 해석하는 것보다도 어떻게 부모나 주위와의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생산적입니다. 개인 성격의 문제로 다루어 해결된다면 그래도 좋습니다만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 개인 성격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성격에 대한 고려만이 아니라 스스로의 실천이나 교육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개인 성격만을 학교현장에서 다루는 것도 가능하지만 어느 한 부분만 부각해 이해하는데 그쳐 지원이나 개입의 가능성을 좁혀 버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성격에 대해 여러 가지 관점을 수용함으로써 학교에 있어서의 문제 해결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성격을 개인만의 문제로 이해하지 않고 관계 속에서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장하면 학교에서 나타나는 성격은 해당 관계에서 발현한 것이고 또 변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지원이나 개입의 대상도 문제가 된 성격을 발현시키고 있는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의 변화는 학교에 있어서 지원이나 개입의 가능성을 넓히는 것입니다. 


 괴롭힘을 예를 들면 개인 성격을 전제로 한 경우 괴롭힘을 시키는 아이와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는 특유의 성격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편 관계에서 성격이 발현된다고 보면, 우선 관계가 있고 그 관계에서 괴롭힘과 관련된 아이들의 성격이 나타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래 괴롭힘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성격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상호 행위에 의해 성격이 구성된 것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괴롭힘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지적되고 있습니다만 개인 성격에 한정시켜 이해하면 어떤 한 괴롭힘 가해자가 피해자로 입장이 바뀐 경우 그 아이는 두 가지 반대 성격을 가진 것이 되어 벼려 이런 변화를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또 개인 성격을 전제로 생각을 하면 괴롭힘을 개인의 문제로 다루게 되어 출석정지와 같은 대책이 실행되지만 출석정지를 한다고 해서 괴롭힘이 없어질 리가 없습니다. 괴롭힘은 집단의 병리이고 개인의 병리가 아니기 때문에 관계로부터 구성된 성격으로 다루는 것이 지원이나 개입에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도 개인 성격을 전제로 해서 내향적이므로 괴롭힘이 일어났다는 식으로 성격에서 원인을 찾으면 성격에 결함이 있다고 보게 되어 그 성격을 교정의 대상으로 삼게 됩니다. 그러나 관계를 전제로 하여, 괴롭힘에 의해 내향적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관계 방식을 변화시킴으로써 개인 성격도 변하기 때문에 지원이나 개입의 대상은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성격 이해의 방식에 따라 지원이나 개입 등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 변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성격을 이해하는 것은 여러 가지 학교 문제에 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개인에게서 원인을 찾아 해결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문제도 관계의 문제로 관점을 바꾸면 해결 가능하다고 보일 수 있는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격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은 학교 장면에서는 매우 중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무리

 

 지금까지 [글 9], [글 10], [글 11]에 걸쳐 학교 장면에 있어서 성격이 발현하는 관계에 주목하여 여러 가지 관계에서의 성격에 대하여 검토하고 성격심리학의 학교 장면에서의 응용에 대하여 제안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교 장면에서는 성격을 이해할 때 개인의 성격을 관계 속에서 다룬다고 하는, 관계를 전제로 한 별도의 방식도 가능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학교 장면에는 여러 가지 관계가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성격을 이해할 수도 있으므로 어떤 관계를 중심으로 성격을 보고 있는가를 인식하여 잘 구분하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개인을 전제로 성격을 보는가, 관계를 전제로 성격을 보는가는 어느 쪽이 옳은가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문제를 어디에 귀착시킬 것인가 즉 학생에게만 책임을 물을 것인가 어른들도 책임을 질 것인가 이것이 학생의 성격에 대하여 생각해야 할 과제입니다. 

 

[어떤 학교 상담자가 보는 성격]  
 학생과 상담을 할 경우 보호자나 교사로부터 학생의 정보를 수집할 때가 많다. 그때 어른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신경질적인’ ‘칠칠치 못한’ 등 그 학생의 성격을 나타내는 형용사이다. 그러나 어른들이 학생의 문제를 성격으로 이야기할 때 거기에는 ‘타고난 성격이므로 이 아이에게 일어난 문제는 내 책임이 아니다’라는 속마음이 감추어져 있다. 
1.     학생의 문제는 성격에 기인? 
 도벽이 있는 초등학생의 경우, 학교로부터 호출을 받은 부모는 ‘옛날부터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였고 성격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부모를 따로 한 사람씩 나누어 이야기를 들어보면 결국 ‘아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부모 서로에 대한 푸념/불만이었다. 부부 사이의 미해결 문제가 배경에 있고 학생의 문제는 전향적이지 않은 부부의 모습에 기인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처럼 어른의 관점에서는 ‘학생에게 어른 자신이 미치는 영향’이 누락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말을 바꾸면 어른들 자신의 문제에 직면할 수 없기 때문에 ‘학생의 성격에 문제가 있다=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으로 볼 수 있다. 
2.     학생의 문제는 환경시스템 악순환의 문제 
 이처럼 학생의 임상심리적 문제는 ‘성격에 기인’보다는 가정이나 학교 등 학생들을 둘러싼 ‘환경시스템의 악순환’ 일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동급생을 몰래 괴롭혔던 남자 중학생은 교사인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여 집에서는 줄곧 착한 아들인 척하고 있었다. 또 학교를 종종 늦게 가고 빠지던 여자 초등학생은 부모가 이혼을 하고 돌보아 주던 어머니가 연인의 집으로 가버렸기 때문에 방치에 가까운 상태였다. 즉 학생의 문제는 ‘아이에 대한 어른의 대응 문제’나 ‘어른들 사이의 문제’ 등이 배경에 있고 그것이 아이를 통하여 표현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원칙적으로 아이의 문제를 ‘성격의 문제’로만 다루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이의 문제는 환경시스템의 표현이라는 것과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특성은 가변적이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생의 문제를 안이하게 성격에 돌리지 않고 ‘아이를 통해 표현되고 있는 어른의 문제’로 다루어 유효한 조력 방법을 검토하는 것이 학교 상담자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12. 성격과 친구관계, 대인매력]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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