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12. 2022

성격과 수명, 장수하는 사람의 성격?

나와 상대방의 차이-개인차: 성격 이해하기- 글 7-1

장수하는 사람의 성격특성

 

 장수하는 사람은 종종 장수의 비결로서 ‘조급해하지 않고 웃으면서 지낸다’는 식으로 성격특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과연 장수와 성격특성은 관계가 있을까요?

최근 어떤 성격특성이 특정의 건강행동이나 건강상태에 개입하여 장수와 연관되는지 연구한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주로 2가지의 시점에서 논의되고 있습니다. 첫 째, 성격의 개인차가 건강행동의 차이를 만들어 그 결과로써 수명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관점입니다. 두 번째, 성격의 개인차가 정신질환이나 스트레스 대처행동에 차이를 만들어 그 결과로써 수명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관점입니다.

 

 첫 째 관점에 대하여 성실성 경향과 남은 수명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는, 성실성이 낮은 집단은 빨리 사망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Friedman et al., 1993; Wilson et al., 2004). 이러한 것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수 있고, 신중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특성인 성실성이 높은 사람이 리스크 회피적인 생활습관을 획득하여 장수하게 되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 사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하여 성격특성과 흡연습관과의 관계를 조사한 연구에서 흡연을 계속하고 있는 고령자는 신경증 경향이 높고, 친화성, 성실성이 낮은 성격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Terracciano & Costa, 2004). 또 최근의 메타분석에 의하면 정기적인 운동습관과 같은 건강을 증진시키는 행동은 성실성과 정(+)의 상관을 보이고, 반대로 과도한 음주나 불법 약물 이용, 위험운전, 섭식 이상, 자살, 폭력 행동 등과 같은 건강을 해치는 리스크 행동은 성실성과 음(-)의 상관을 나타낸다고 합니다(Bogg & Roberts, 2004).

 

 두 번째 관점인 성격특성과 정신적 건강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신질환에 걸리기 전의 성격에 관한 연구문헌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5 요인 모델의 신경증 경향은 우울증 둥의 정신질환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고, 70세에서 80세 전반까지의 고령자를 추적하여 잔여수명과 신경증 경향과의 관련을 조사한 종단연구는 신경증 경향이 높은 집단은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고, 우울증에 걸리기 쉬울 뿐 아니라 재발하기도 쉽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정의 정신질환이 발병하는 생물학적 취약성은 스트레스에 대한 감수성이 높고 스트레서(stressor)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쉬운 성격특성과 인지특성으로서 발현하여 정신적 건강을 좌우함으로써 생존 연수에 차이를 가져온다는 해석을 할 수도 있습니다.



성격이 바뀌면 수명도 바뀐다?


1500명을 8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미국 『The Longevity Project』, Howard S. Friedman Ph.D. , Leslie R. Martin Ph.D. )


다음 글에서는 앞에서 이야기한 성실성 경향이 수명에 관련된다는 것을 좀 더 상세하게 다루어 보겠습니다.


성실한 사람일수록 오래 산다?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는가?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식사령은 80% 정도가 적당하다, 스트레스와 걱정은 질병을 유발한다 등 연구결과가 많습니다.

 수명에 관한 좀 더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는 이러한 상식에 가까운 연구결과에 또 다른 조사 결과인 『The Longevity Project』를 참고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조사가 시작된 것은 1921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터먼 교수(Lewis Madison Terman, 1877年 - 1956年 )가 10세 전후의 아동 1,528명을 대상으로 성격을 분석하고 그 후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5~10년 주기로 인터뷰를 하는 형식으로 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아래는 그렇게 80년이 지난 후 프리드 교수 등이 연구결과를 정리한 내용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조사 결과를 정리한 연구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정기적인 의료검사와 적절한 운동, 비타민 복용, 적극적인 채소 섭취-이런 것은 오래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중요한 요소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장수한 사람 중에는 건강에 올인한 사람은 없었다. 그보다는 70세를 넘어 건강한 고령자에는 공통된 성격이 있는 것이 밝혀졌다(Howard S. Friedman)]
 

  

 여기서 이야기하는 장수하는 성격은 ‘성실성 conscientious’이었습니다. 이 성실성이라는 단어는 ‘양심적, 신중한, 끈질긴, 계획성 있는’ 등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래에 이 ‘성실성 conscientious’을 측정하는 자기 진단표를 소개합니다.                    


[채점]
 각 설문의 체크된 점수를 합산하되 설문 2, 5, 8은 점수를  역산함. 설문 3, 7의 점수는 배제하고 총 10개 설문의 합계가 유효한 점수임(최저 10점~최대 50점).
[해석]
 점수가 높을수록 장수하기 쉬운 성격인 ‘성실성’이 높은 것임. 미국 『The   Longevity Project』의 결과에서는 37점 이상이면 장수에 적합한 성격으로  나타남.


 위의 연구자는 장수하는 성격이 ‘성실성 conscientious’이라는 결과는 기존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기존에는 활기 있고 쾌활하고 긍정적인 사람이 오래 사는 경우가 많고 또 큰 소리로 웃는 것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조사 결과, 활기 있는 사람은 오히려 일반적인 사람보다 수명이 짧다는 자료가 있다. 그것은 그들이 괴로운 경험을 억누르고 감추기 때문에  실제로는 밝은 모습을 꾸미거나 건강하지 못한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밝고 활기 있는 성격은 건강하지 못한 라이프스타일에 연결되기 쉽고 건강 리스크 측면에서는 고혈압이나 고콜레스테롤 못지않게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The Longevity Project』에서 말하는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성실한 사람들이 더 건강해지고 더 오래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이유는, 아마도 성실한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을 보호하고, 위험이 적은 활동을 위해 더 노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담배를 피우거나, 과음하거나, 약물을 남용하거나, 과속 운전할 가능성이 적다. 그들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의사의 명령을 따를 가능성이 더 높다. 그들은 반드시 리스크 회피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명하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명백한 이유는 아니지만 성실한 사람들은 건강한 생물학적 소인을 가지고 있고 위험한 습관에 의한 질병뿐만 아니라 전체 질병에 덜 노출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자료에서 여러 번 확인할 수 있었다.
마지막, 성실한 성격은 사람들을 더 건강한 상황과 관계로 이끌어 준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성실한 사람은 더 좋은 건강습관을 가질 뿐만 아니라 더 행복한 결혼, 더 좋은 친구관계, 더 건강한 직장 상황으로 나가는 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교적이고 인기가 많은 사람은 빨리 죽는다?


 조사 결과를 정리한 프리드먼 교수에 의하면 조사 대상 1,500의 2/3이 70세 이상까지 살았고, 그중 24명은 90세 이상까지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그리고 70세 이상까지 생존한 대상자의 어릴 적 성격진단 결과를 풀어보니 ‘활발하고 재밌는’ ‘학교에서 인기 있는’이라고 평가된 사람보다 ‘부모로부터 신뢰받는’ 틀린 것은 하지 않는’ ‘규칙을 지키는’ 등 소위 ‘모범생’의 인상을 가졌던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유소년기부터 분별 있고, 특별히 눈에 뜨이지 않는 성실한 사람은 성인이 된 후에도 견실한 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 결과 성실도가 높을수록 당뇨병, 고혈압 등 성인병에 걸리는 예가 적었습니다.


 또 사망한 사람 중 가장 많았던 것이 성실성 지수가 낮은, 소위 성실성이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활발하고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유소년기부터 받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프리드먼 교수가 말하는 ‘낙관주의=고콜레스테롤에 위험’이라는 주장의 근거입니다.


[소위 낙관주의자는 ‘에이~괜찮을 거야’라면서 신중하지 못한 판단을 여러 장면에서 내리곤 한다. 그것이 쌓여 건강을 해치는 생활습관으로 연결되거나 부주의로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발견되었다. 유소년기의 성격진단에서 ‘사교적이고 인기 있는’이라고 교사로부터 평가를 받은 인물 중에는 성인이 되고 나사 사람을 사귀는데 도움이 되는 알코올, 담배를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고 빨리 사망하는 사례도 많았다(프리드먼)]


 위의 자기 진단표의 성실성 진단 결과 점수가 낮은데 그럼 어떻게 하지?

프리드먼 교수의 답: 자기 진단이 점수가 낮다고 해서 체념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면 조사 대상자의 한 명인 제임스는 어릴 때 자기주장이 강하고 인기가 있었고 ‘성실성’ 지수는 아주 낮았다. 그렇지만 20년 후 조사에서는 대상자 중 상위 25%에 들 정도로 성실성 지수가 높게 되었다


 위의 자기 진단표의 점수가 낮게 나온 사람들 프리드먼 교수의 말처럼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에 의해 성격, 특히 수명과 관련이 깊은 성실성(conscientious)은 변할 수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삼아도 될 것 같습니다.


 [8. 성격의 생애발달과 노년기 적응]으로 이어집니다.

이전 07화 성인기 이후 성격의 변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