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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물고기 Jan 14. 2024

여행?

그.냥. 가면 됩니다

2022년 11월 퇴사 이후 휴식기를 가졌어요. 늦잠도 자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처음엔 좋았는데 그냥 쉬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슬슬 좀이 쑤시고 여행 생각이 나더라고요.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고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이래도 저래도 인생 한 번뿐인데... 내가 여행 좀 간다고 살림이 피는 것도 아니고, 굶는 것도 아니잖아요?! 열심히 정보 검색해서 티켓팅하고 숙소도 직접 알아보고 12월에 딸과 둘이 베트남 냐짱으로 4박 5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겨울 찬바람을 가르며 인천공항으로 가서 베트남의 여름 속으로 날아갔어요. 올인클루시브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편하더라고요. 배고프면 먹고 수영하고 칵테일 한잔 마시고 밥 먹고 수영하고 산책하고... 신선놀음이 이런 건가?

여기가 낙원이구나! 정말 한국에 오기 싫었어요.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
베트남의 나폴리로 불리우는 냐짱(나트랑)

처음 한 번이 어렵지 자꾸 떠나고 싶은 거예요.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혼자 살아보기였어요. 2월에 속초에서 일주일 살기를 실행에 옮겼죠. 둘째 딸이 기필코 연차까지 써가며 합류를 해서 혼자 살기는 아니지만 일주일 살기란 걸 해봤어요. 제가 바다를 좋아하거든요. 동해는 수십 번 가봤어요. 그중에 속초가 바다를 좋아하는 뚜벅이에겐 최적의 장소거든요. 여기저기 갈 데가 많아요. 접근성이 뛰어나거든요. 맛집도 가고 카페도 가고 시장에도 가고 바다는 매일 봤어요. 얼굴이 뒤집어지는 바람에 속초 시내 병원에 두 번이나 가서 진료를 받기도 했어요. 충분히 잘 쉬다가 일상으로 돌아왔어요.

속초의 순우리말은 ‘풀묶음’ 강원도 5 개시 중 면적은 가장 작지만 인구밀도는 가장 높다. 한때 북한에 잠깐 지배받았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북한과 거리상 가까운 지역이라서 그런지, 보따리를 들고 아이와 함께 북쪽으로 손을 향하고 있는 수복탑이라든가, 실향민들이 정착해 만들어진 아바이마을이 있다. 참고로 인구의 60%~70% 정도가 실향민 출신이라고 한다. 원래 속초시는 관광지로 유명했는데, 2016년 동해고속도로 양양~속초 구간 및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동홍천~양양 구간이 개통하면서 서울에서 자동차로 2시간 반 만에 속초를 찍게 되면서 관광 수요가 폭증하였다. 2022년 1월 5일 동해북부선과 춘천속초선의 기공식이 진행됐고, 이 두 노선이 2028년 상반기 개통하면 속초역이 환승역이 된다. 용산역에서 경춘선과 춘천속초선을 통해 2시간이면 속초역까지 도달하며, 부산 부전역에서 출발해도 동해선을 타고 4시간 만에 속초역까지 올 수 있게 된다. <출처;나무위키>
딸과 함께 원데이 클래스 카페에서 그림그리기
흑백 아날로그 갬성사진 찍기

한동안 이것저것 배우다 보니 시간이 흘러가더라고요. 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나더라고요. 6월에 7박 8일 일정으로 둘째 딸과 베트남 푸꿕으로 떠났어요. 이렇게 편안하고 힐링되는 여행은 처음이었어요.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아, 좋다! 지금 죽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열과 더위에 악화되는 증상이라 피부과 담당의 선생님이 만류하셨음에도 불구하고, 14일 치의 약을 받아 들고 과감히 떠났습니다. 지금도 너무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유튜브를 보면서 블로그를 보면서 열심히 숙소를 찾아보고 세 군데를 예약했어요. 자연친화적인 숙소와 수영하기 좋은 숙소 그리고 좀 고급진 숙소로 정했죠. 가볼 만한 곳과 맛집을 포함해서 일정표를 만들었어요. 도착하자마자 마사지를 받고 네일숍에 갔어요. 마사지가 그렇게 좋더라고요.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이완시켜 주니 순환이 되어 피로가 풀리니 컨디션도 좋아지더라고요. 머무는 동안 다섯 번을 받았어요. 이국의 공기와 바람과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좋더라고요. 그냥 모든 게 좋았어요. 여유로운 마음이 주는 편안함과 넉넉함이겠죠. 마지막 2박 3일은 큰딸도 합류해서 셋이 보냈어요.

자연친화적인 숙소에서 캘리를 해보았어요^^
푸꿕의 바다와 야자수를 그려보았어요^^

저는 피부과 약을 계속 바르고 먹고, 선크림을 바르고, 선캡을 늘 쓰고 다녔어요. 손에도 목에도 선풍기를 지니고 다녔어요. 두 아이는 호핑투어를 가고 저는 혼자 남아 수영을 하다가 캘리와 수채화를 했어요. 얼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여행하는 동안 힐링한 덕분에 감사함도 많이 느끼고 행복했어요. 여행의 매력은 또 다른 나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자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며, 다시 돌아올 곳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베트남은 거리상으로 가깝고 기후가 온난하고 물가가 싸고 이국적인 정서가 도처에 남아있고, 음식이 입에 맞아서 좋았어요. 저는 또 여행을 계획 중인데 아마도 그 유명한 경기도 다낭시에 갈 듯합니다. 여행은 지갑이 넉넉할 때 가는 게 아니라 건강할 때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요. 여행? 가고 싶으면 그냥 떠나세요. 이거 저거 따지다 보면 못 갑니다. 미루기만 하다 보면 못 가요. 더 나이 먹고 힘 빠지고, 아프면 가고 싶어도 못 간다고요.

행복한 순간을 위하여!

세상은 저지르는 자의 것! 자, 떠나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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