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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본질적 가치충돌

by 김해룡

활짝 핀 꽃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지만,
시든 꽃은 사람들의 무관심이 아닌, 멸시와 저주를 받는 법.

아름다운 것들과 그렇지 못한 것들의 차이는 어쩌면 다소 미미할 수 있지만, 그것들이 받는 처우는 아주 극명하지.

삶과 죽음, 탄생과 소멸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된 하나의 이중나선임에도 불구하고 극 대조적인 느낌으로 받아들여지듯이. 마치 천국과 지옥처럼.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에는 소멸은 없어. 영원히 사는 것은 같으나 그 둘의 차이는 행복과 고통이야.

작가 짐 크레이스의 생각처럼, 생명은 번식하고 분해되기 위해 존재할 뿐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지구에서 인간만이 높은 지능과 긴 일생을 의미부여에 낭비하며 살아가는, 덧없는 생명체들이니까.

그래. 그런 거야.
진실은 늘 가까이 있지만 보지 않으려 등을 돌리면, 그 진실과 나의 거리는 우주만큼이나 멀어지는 법이니까.

아름다운 것들과 또 그렇지 않은 것들을 모두 사랑하려는 마음은 숭고한 교만일까,
아니면 낭비벽 심한 생명체가 범하는 가치판단의 주의력 결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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