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김훈, 학고재, 2007)가 영화로 나온다.
병자호란이 일어나고 남한산성에 갇힌 인조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멋지게 죽을 때까지 싸워 자존심을 지켜야 할까, 구차하게 항복하고 칸에게 목숨을 구걸해야 할까. 지금보다 더 어릴 적에 나는, 목숨을 버리더라도 꼿꼿한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김상헌이 말했다.
-전하, 명길은 전하를 앞세우고 적의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려는 자이옵니다. 죽음에도 아름다운 자리가 있을진대, 하필 적의 아가리 속이겠나이까?
최명길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
-전하, 살기 위해서는 가지 못할 길이 없고, 적의 아가리 속에도 삶의 길은 있을 것이옵니다. 적이 성을 깨뜨리기 전에 성단을 내려주소서. (270~271쪽)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읽고, 내 눈은 바뀌었다. 삶이란 병자호란 속에서 밥벌이란 남한산성에 갇힌 평범한 사람들은 최명길의 선택을 따르고 있었다. 최명길을 이해하고 김상헌을 버리는 순간이 어느새 나에게도 왔다.
내게 이렇게 울림을 준 <남한산성>이 영화화된다고 한다. 영화는 병자호란이라는 시대적 배경만 소설과 같은 게 아니라,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고 한다. 박해일의 인조, 이병헌의 명길, 김윤석의 상헌이 기대된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mediaView.nhn?code=150637&mid=3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