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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Jul 30. 2017

영어2

원서는 문법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영어로 된 책을 읽으면서 영어공부를 할 때와 토익책으로 할 때는 영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토익 문제집에 '수일치'를 공부한다고 하자. 가장 쉽게는 주어와 동사의 수일치가 있다. 한 문장에 동사 비스무리한 것들이 뒤범벅일 때, 문장의 동사를 찾고 주어와 단수 혹은 복수 형태를 일치시켜야 한다. 이런 '문제'에서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하면 '왜 주어와 동사는 수를 일치시킨다는 머리 아픈 규칙을 만든 거지?' 하는 생각이 들기 쉽다. 그깟 수일치가 뭐가 그리 중요한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영어로 된 책을 읽어 영어공부를 하면 다르다. 길고 복잡한 문장을 맞닥뜨렸을 때, 문장의 동사가 무엇인지 헷갈릴 때, 주어와 동사의 수일치는 하나의 힌트다. 글쓴이는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봐 내가 엄청 길고 복잡해 보이는 문장을 썼는데, 혹시 네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으니까, 주어와 동사의 수를 일치시켰어." 영어로 된 책을 읽을 때 수일치는 쓸데없는 골칫거리가 아니라,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규칙이다. 한 문장 속에 동사로 보이는 단어가 후두둑할때, 수 일치 문법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동사구, 형용사구, 전시차의 활용도 마찬가지다. '시험'에서 시작한 영어공부에서 단어와 숙어는 빈출 순서대로 외워야 하는 짐이다. '소통'에서 출발한 영어공부에서 숙어와 전치사의 활용은 저자와 나를 연결해주는 다리이며 영어의 맛을 느끼게 해주는 사탕이다.


책을 읽는다는 건 저자와 소통한다는 뜻이다. 영어공부는 소통에서 출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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