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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Aug 10. 2017

언론사 간부와 삼성의 문자

누구 하나만 짖어대면 바꿀 수 있다

한 언론사 간부는 삼성에 문자를 보냈다. 아들의 취업문제를 봐달라고 이름과 수험번호를 썼다. 삼성의 '하해와 같은 배려와 은혜를 간절히 앙망하오며 송구스러움을 무릅쓰고 감히 문자를 보낸다'고 했다. 그 외 기자들이 발 벗고 나서서 삼성 관련 기사 가이드라인을 보고했다. 기자들은 혹시 더 원하는 게 없는지, 자신이 잘못한 게 있는지 삼성에 여쭸다.


언론사 고위직 간부쯤 되는 사람의 아부는 상상 이상이다. 하해, 앙망 같은 단어도 무리 없이 술술 써낼 수 있어야 하나보다. 지금까지 얼마나 저런 문자가 오갔으며, 공개되지 않은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


얼마 전에 종영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한여진(배두나)은 이렇게 말했다. “누구 하나만 짖어대면 바꿀 수 있다." 저들이 이런 문자를 주고받기까지, 그 누구도 짖지 않았다. 아무도 짖지 않으니까 처음에는 창피하고 어렵던 '하해와 앙망'이 자연스러워지고, 더 해줄 건 없는지 알아서 땅에 바짝 엎드린다.


한 사람만 그러면 안된다고 짖었어도 이 지경이 됐을까.


기사 출처 : 주진우 시사인 기자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29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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