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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Aug 11. 2017

일기

오늘의 일기와 <랩 걸>

어제와 오늘은 아쉬운 날이었다. 야영을 한 뒤라 그런지 목과 어깨가 뻐근했다. 고개가 오른쪽으로는 돌아가지 않았다. 등산을 해서 다리에 알이 배겼다. 책상에 앉아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금요일은 도서관이 오후 6시에 닫는다. 일찍 접고 집에 갈 핑계 만들기 딱 좋다.


집중이 잘 안될 때면 걱정과 고민이 틈새를 노려 파고든다. 친구들은 슬슬 취업하는데, 나는 언제까지 엄마 아빠의 도움을 받아 살 건지. 얼마 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주인공이 "이제 저도 25살인데 부모님께 손 벌릴 수 없잖아요"라고 했다. 엄마와 아빠랑 함께 봤는데,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 나도 25살인데.


<랩 걸>(호프 자런, 알마, 2017) 마지막 장을 덮었다. 식물학자의 이야기인데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에 자주 눈이 갔다. 따분하고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아직 많이 남았길...'하며 읽었다. 최근에 <랩 걸>만큼 밑줄 친 책이 없었다. 한쪽 전체를 형광펜으로 뒤덮기도 했다. '인터스텔라'를 고등학생 때 봤다면, 천체물리학자를 꿈꿨을 거라는 말이 있다. 내가 <랩 걸>을 문과/이과로 나누기 직전인 고1 때 봤다면, 나는 이과를 선택했을 것이다.


<랩 걸> 5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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