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이 좋다.
위 문장은 잘못 읽힐 수 있다. 내 시력이 좋은 건지,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 좋은 건지 확실하지 않다.
나는 눈( )이 좋다.
당신이라면 '눈' 옆 괄호를 무엇으로 채울 텐가. (目)인가 (eyes)인가. 어떻게 설명하는 게 더 쉽게 느껴지는가. 나보다 윗 연배라면 한자를 골랐을 거고, 내 또래나 그 밑은 영어를 선택했을 거다. 우리는 점점 한자와 멀어지고 영어와 친해진다.
이십 년쯤 지나면 작가 대부분이 내 또래일 것이다. 그 작가들은 모호한 단어를 설명할 때, 한자를 쓸까, 영어를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