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개똥이 뭐라고!

위풍당당 푸코 no2

by H영

아픈 노모의 상황과, 개는 싫어하지만 삽살개처럼 생긴 개는 왠지 예뻐할 수도 있을 것 같은 내 상황을 두루 고려할 때 꼬똥 드 툴레아는 가장 적합한 종이었고, 굉장히 짓궂어 보이면서도 깊고 신중한 눈빛을 한 강아지에게 푸코란 이름은 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비단 개 같지만은 않은 그 이상의 무엇을 겸비한 이름으로서 적절했다.


그렇다면 이제 푸코가 되어줄 녀석을 데려오기만 하면 될 일인데, 그놈이 싼 똥을 내 손으로 치워야만 하는 숙명을 받아들이려니 다시 고민이 된다. 내 똥을 내가 치우려도 비위 상하고 역겨울 판에 이 손으로 개똥을 만져야 된다는 건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무리 비닐장갑을 끼고 휴지를 사용한다 해도 개똥의 감촉은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고, 그 역한 냄새는 또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도저히 자신이 없다.


엄마를 돌봐주는 요양보호사도 개똥까지 치워줄 자신은 없는지 “강아지까지 데려오면 힘들어서 어쩌려고. 어머니에게 대신 강아지인형이나 하나 사드려요”라며 만류한다. 하지만 엄마는 잊어버린 듯하다가도 “언제 데려올 건데?”하고 물으며 하얗고 조그만 강아지로 데려와야 한다며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가 왜 하필 하얀 강아지에게 꽂힌 건지는 알 수 없다. 텔레비전에서 반려견 관련 프로그램을 많이 하니까 그걸 봐서일까. 아니면 걸핏하면 현관 쪽을 바라보며 아무리 기다려 봐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자식새끼들로 인해 외로움이 깊어진 걸까. 치매 걸린 노모를 수년간 감사와 사랑으로 돌봐놓고도 어머니가 떠난 후 못한 것밖에는 생각나지 않아 매일매일 후회스러웠다는 지인의 말에 더는 지체하지 말자는 생각이 든다.


그래 까짓것, 그놈의 개똥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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