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무는 동안, 우리는
푸른 감이 햇빛에 반짝이고 있었다.
대추도 아직 덜 익어 초록빛을 머금은 채 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가을이라 불리지만, 계절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나는 그 앞을 지날 때마다 발걸음을 늦춘다.
언젠가 나도 저 열매처럼 아직 덜 익은 마음을 안고 있었다는 걸 문득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하고 싶은 일은 많았지만 성급했고,
때로는 기다림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열매는 시간이 지나야 붉어지고,
그제야 단맛을 품는다.
아직 부족해 보여도
그 모습 그대로 계절의 일부가 된다.
생각해 보면 나도 다르지 않다.
조급했던 날들이 지나고 나니
덜 익은 채로 서 있던 시간조차 내 삶의 빛이 되었다.
머무는 동안, 우리는 조금씩 물든다.
푸른 감이 붉어지듯,
대추가 제 무게를 찾아가듯.
가을은 그렇게 묵묵히 우리를 기다리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