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익어가는 계절에
아침 공기가
어느새 스웨터를 기억해 냈다
햇살은 깊고
바람은 얇고
나뭇잎은 조금씩 자신을 놓아주는 계절
한쪽 골목엔
감이 붉게 물들고
누군가는
조용히 고구마를 굽는다
가을이 오면
사람들의 말투도
조금 느려지고
눈빛은 자주 멀리 머문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지만
무언가 다시 찾게 되는 계절
잊고 있던 이름 하나
서랍 속 편지 한 장
다시 꺼내어 보게 된다
그리고 문득,
가을이라는 계절이
그리움과 참 많이 닮았다는 걸
혼자 걷는 길 위에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