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그렇게 남는다
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각자의 방향으로 하루를 걸어도
우리는
하나의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다
당신은 말없이
따뜻한 물을 끓이고
나는 그 소리에
작게 안도한다
자주 다투고
가끔 토라지고
아무 일 아닌 걸로 서운해지기도 하지만
당신의 웃음에
나는 마음을 푼다
내 침묵에 당신은 먼저 다가온다
사랑은
드라마처럼 벅차오르지 않아도
냉장고에 당신이 좋아하는 간식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집 안 어딘가에서 흘러나올 때
그렇게
문득, 조용히 남는다
우리는
같은 속도로 늙어가진 않겠지만
서로의 걸음을 기다려 줄 줄 아는,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