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과 비교해 내가 좀 더 현실적으로 파악이 된다.
세상에는 성실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많다.
성공 이면에 감춰진 그들의 노력을 짐작하라
성실하고 대단한 사람이 많다는 것이 우울감 해소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아니 세상이 위의 문구대로 느껴진다면 우울감 감소는커녕 열등감과 자괴감으로 더 우울해질 소지도 있다.
나보다 더 똑똑한 사람, 많은 일을 해내는 사람, 어려운 일을 잘 풀어나가는 사람, 점진적 부를 형성해 나가는 사람, 성공의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듯이 보이는 사람...
물론 불공평함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비상한 머리로 태어나 남들보다 수월하게 좋은 성적을 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물려받은 재산으로 특별한 노력 없이 호의호식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려는 사람은 이런류의 사람들이 아니다.
바로 진심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다. 일에 치여 생활의 여유를 갖기 힘들면서도 꾸준한 자기 개발과 성장을 멈추지 않는 분, 적지 않은 수입에 이제는 내키지 않는 일은 단칼에 거절하며 보다 편안하게 지내실 수도 있으실 텐데 인내와 노력으로 꾸준한 성실함을 보여 주시는 분, 외국인과의 소통으로 새벽에 메일을 확인하며 주말에도 열심히 일하시는 분, 매일 헬스하고 달리며 인스타를 한 번도 거르지 않는 사람까지...
남의 성공을 부러워하기에 앞서 해 보면 안다. 꾸준함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진상을 경험해 보면 사람을 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내가 공부를 해보면 직장일과 가정일을 겸비하면서 합격증을 받은 그들의 노력과 땀이 얼마나 값진지 알게 된다. 현재 안정적인 반석 위에 있는 듯이 보여도 내가 취미생활을 향유하고 있을 때 그분들은 체력과 시간을 갈아 넣으며 무엇인가를 획득하기 위해 버티셨다. 과거에 따놓은 학위에 만족하지 않으시고 필요한 기술이나 자격증을 갖추어 나가셨다. 새로운 경험을 쌓고 누적시키며 여러 스토리가 부와 연결되게 하시기도 하셨다. 내가 인생이 소풍인 것처럼 즐기며 여유 부릴 때 그분들은 자신의 인생을 확장시켜 줄 새로운 길을 찾아 고민을 하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홀로 책상에 앉아 긴 시간을 견뎌내신 것이었다. 그분들이라고 항상 의욕이 넘치셨을까? 일이 재미있고 잘 되기만 하셨을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고민과 번뇌가 들지 않으셨을까? 친구를 만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웃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으셨을까...
이렇게 생각하면 나의 노력이 지극히 평범하다는 걸 알게 된다. 나의 치밀하지 않은 생활태도가 객관적으로 파악되기 시작하면 현재 하고 있는 시도들이 보상으로 즉각 연결되지 않더라도 자기 연민이나 속상함에 덜 빠지게 된다. 취미 생활로 충분한 여가시간도 누리고 있는데 더딘 발전에 불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려놓으면 남과 비교해 암울해 있던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무엇보다 자신의 처지를 서글프게 만드는 생각의 덫에 빠질 가능성을 줄여준다.
더 빨리, 더 많은 것을 욕심내기에는 난 누리고 있는 것들이 많다. 사람들과의 모임, 취미생활, 즐거운 대화, 맛있는 식사 자리, 아이들과의 깨알 재미나는 시간까지...
그래서 공부는 하지만, 노력은 하지만, 크게 우울해하지 않으려 한다. 더 진득하게 하지 않았고 더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무더기로 맹탕하게 흘러가게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독한 마음을 먹고 긴 시간을, 오랜 기간을 몰입하지도 않았다. 틈나는 대로 짧고 강한 집중력으로 무엇인가를 하려고는 했지만 삶을 송두리째 갈아 넣는 치열함을 탑재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공부하고 노력하는 것이 지금은 엄청난 압박감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매 순간 즐겁고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견딜만하다는 생각은 든다. 아직도 문득문득 걱정과 불안이 스멀스멀 나를 잠식하고 싶어 하는 때도 있지만 긍정의 회로를 돌릴만한 여러 습관과 장치들이 또한 산재되어 있다. 팍팍하게 할 일이 많다 싶으면 언젠가 떠날 미래의 여행을 기대하면 되고, 평일 일정에 종종거리며 달음질치더라도 주말이 되면 산에 가서 힐링 시간을 누리고 오면 되는 것이다.
단, 실속 없이 시간만 허비하는 것에는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익하고 생산적인 즐거움과 시간만 지나가는 수동적인 쾌락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