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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과 꽃과 밑기둥이 선물이 되어

+ 뒤로 기울이는 전사자세

by 글쓰는 스칼렛



어제는 비가 왔고

오늘은 구름들이 너무 예뻐서

산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비가 오고 나면

시야가 깨끗해져서 자연의 푸르름을 더 선명하게 즐길 수 있다. 이렇게 구름들의 화려한 춤사위까지 볼 수 있으니

선물을 두 개나 받는 것처럼 마음이 밝아진다.


​난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본 것만으로도

멋진 장관을 볼 수 있으니

세상은,

마음먹기에 따라,

내가 보는 관점에 따라,

이렇게 감사할 것들이 무궁무진하다.




- 왕고들빼기 -



초입의 노란 꽃이 날 반겨준다.

하늘하늘 가벼운 노란 한지를 잘게 오려 붙인 것 같다.

잎과 꽃밥들의 색의 조화가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까.

내가 종이에 채색을 해도 이런 조화를 못 만들 것 같다.

똑같이 생긴 은은한 꽃 두 송이라

그 다정함에 살짝 질투가 나려 한다.






활짝 터트려 곤충을 맞이하는 꽃도,

만개를 기다리는 어여쁜 꽃망울도 사랑스럽다.

바람이 부는 대로 땅 위에 떨어져

자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식물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겠지?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가꾸고,

사회에서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을 나누는 것.

아직 꽃잎을 터뜨리지 않은 꽃망울들이 있듯이

나도 더 모으고, 준비하고, 기다려서

고운 빛깔로 세상에 환하게 드러날 수 있게

스스로를 가꾸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시금 다짐해 본다.





울창한 숲 속,

저기만 빛을 받아 밝았다.

짙은 녹음 속에 있을 때도 있지만

눈부신 햇살의 기운을 받아 환해질 때도 있듯이 말이다.


​나에게 지금 햇살이 가려져 있더라도

언젠가는 밝혀질 그때를 마음속에 잘 간직해야지.

만약 그런 때가 온다면,

움츠려들지 않고

빛을 온전히 받아 행복하게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잘리고 쓰러진 나무 기둥에도

이끼가 포근히 덮여주고,

풀잎이 건너가 이웃이 되어주고,

버섯의 보금자리가 되어 또 다른 생명이 자라게 한다.

이런 어울림과 조화의 모습은

자연에서 배울 점이고

그래서 볼 때마다 내가 정화되는 것 같다.


​잘나든, 못났든,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고

같이 어울려서 또 다른 아름다움이 되는 것.


​쓸모가 없을 것이라고 비관할 필요도 없고,

다른 나무처럼 늠름하게 크지 않더라도

제 자리에서 충분히 역할을 다하고 있지 않는가?


어쩌면...

높이 솟아오른 큰 나무들보다

땅을 보며 걷는 나에게

더 자주 기특함을 선사하고 눈요기를 시켜줬는지도 모른다.







오늘은 요가 사진보다

구름과 산이 보이는 이 사진들이 더 마음에 든다.



정상에서 만난 가족 중 한 분께 사진을 제안했다.

​괜찮다고 하셨지만

세 가족의 단란함이 화목해 보여

내가 먼저 여러 포즈로 사진을 찍어 드렸다.

그리고 나도 부탁드려 멋진 배경의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행복했다. ^^







뒤로 기울이는 전사자세이다.
어깨, 팔, 허벅지, 발목, 종아리를 강화시켜 준다.
그리고 사타구니, 복부, 가슴, 어깨를 스트레칭 해주는 효과가 있다.



오늘도 산에 갔다 온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의미 있고,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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