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쓰는 스칼렛 Oct 21. 2024

나의 달리기 자세와 연습 패턴, 그리고 보강 운동들


 저는 오자 다리입니다. 그리고 춤을 좋아해서인지, 어릴 적부터 아무 생각 없이 하던 몸짓이 나쁜 습관으로 고착화된 것인지, 뛰어 보면 다리가 일자로 움직이지 않고 다리가 옆으로 벌어지며 움직입니다. 그러니까 다리가 바닥을 치며 뒤로 갈 때, 그 각도가 일자 모양의 직사각형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사다리꼴 모양으로 벌어져서 다리가 뒤로 움직인다는 뜻입니다. 마음은 당장이라고 교정해서 바른 자세로만 뛰고 싶지만 저의 몸은 생각처럼 똑바로 움직여주지 않습니다. 그나마 긍정적인 측면은, 의식적으로 계속 신경을 쓰며 노력하다 보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 자세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남편은 저를 헬스장의 러닝 머신으로 데리고 갔습니다. 자세를 설명하고 폰으로 영상을 찍으며 저의 잘못된 자세를 집어 주었습니다. 말로만 듣다 보면 이내 똑바로 따라 할 것 같지만 오랜 시간 점점 더 단단하게 굳어져 버린 저의 몹쓸 습관은 생각보다 금방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달릴 때마다 남편의 말을 곱씹으며 바른 자세를 취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발은 굴리듯이,

 무릎은 다 펴면 안 되고...

 다리를 탁탁탁탁 가볍게 엉덩이 밑에서 내리며

 밑에 선이 있다 생각하고 바르게 딛고..

 손은 살짝 잡고 최대한 움직임이 적게..

 상체는 세우고... 앞을 보고...."


 코치이자, 감독인 남편의 달리기에 대한 지시였습니다.

체력을 떠나 현재 제가 생각하는 가장 걸리적거리는 문제점은 아직도 일자로 움직이지 않고 벌어지는 발입니다. 하지만 막상 같이 달리게 되면 남편은 발보다는 움직임이 많은 팔이 문제라며 체력을 아끼라고 합니다.

 

 

 "팔을 살짝 뒤로 젖히고 몸에 붙여서 움직임을 크게 하지 마. 그래야 힘을 덜 써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어."



 그런데 말이지요. 이건 정말 저와는 다른 동상이몽의 해석입니다. 저는 정말 팔을 덜 흔든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평소 댄스 수업을 가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그곳에서의 팔의 휘저음과 넓은 사용범위를 비교해 보자면, 달리기에서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연습 때나 대회 때도, 더 이상 움직여주지 않는 다리와 뻣뻣해진 엉덩이가 문제였지 상체가 힘들다고 느낀 점은 없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더  잘 뛰고, 경험 많은 분들이 문제라 하시니 입 꼭 다물고 그런가 보다 하며 고치려고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2. 연습 패턴



 남편은 일주일에 세 번 뛰는 패턴으로 연습하라고 했습니다. 밸런스 있게 다양하게 말이죠. 빠르게 달렸다가 느리게도 뛰고, 멀리 뛰었다가 짧게 뛰는 패턴입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Fun Run입니다. 지치지 않게 즐겁게 뛰자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하프코스를 준비한다면 제가 달려야 하는 길이는 21km입니다. 월요일에 10km를 뛰었다면 수요일은 5km를 뛰는데 속도는 빠르게. 그리고 금요일에 15~18km를 천천히 뛰며 조금씩 뛸 수 있는 거리를 늘리라고 했습니다. 장소도 러닝머신에서 뛰었다면 운동장에서도 뛰어보고, 아스팔트 길 위에서 달렸다면 낮은 언덕의 구릉에서도 달려보란 의미입니다.


 남편은 체육을 전공하지 않고 취미로 운동하는 사람이라 전문가들이 보시기에 틀린 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거나 영상을 보면 전문가분들은 거의 매일 뛰시며 꾸준히 연습하고 계셨으니까요.

 하지만 40년을 달리기를 하지 않고 애를 키우던 아줌마가 갑자기 달리기를 하기에는 적정한 푸시와 점진적인 운동의 증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저는 몸소 체험하였습니다. 발에 통증이 생겨서 3주 동안 쉬기도 했었고 뻣뻣해진 골반과 다리를 다른 운동을 통해 풀어주었기에 제가 덜 다치고 러닝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대회를 나가고 실력을 올리는 것도 좋지만 오래도록 꾸준히 즐겁게 달리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닐까요?




3. 달리기를 위한 보강 운동들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체험이자 생각입니다. 많은 분들이 헬스로 달리기에 필요한 부위들을 강화시켜 주고 계셨는데 저는 헬스에는 그다지 재미와 성취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대신 제가 하는 다른 운동이 있었습니다. 바로 요가와 댄스, 그리고 등산입니다.

 저는 등산을 갈 때, 스틱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허벅지와 엉덩이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힘들지 않다고 느껴질 때면 걸음의 보폭을 크게 하려고 했습니다. 이렇듯 저의 하체 근력 운동은 등산으로 대체되고 있었습니다.


 

 

 요가와 댄스는 대회나 연습으로 굳고 경직된 몸을 유연하게 풀어주는 데 톡톡히 효자 역할을 하였습니다. 달리기를 오래 뛰었다 생각이 들 때는 끝나고도 절뚝절뚝 걸었고 다음 요가 수업 때는 원래보다 훨씬 유연성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칭을 해 주고 몸을 풀어주면서 다음에 다시 뛸 수 있게 제 몸을 리셋시켜 주고 있었습니다.

 댄스는 워낙 다양한 움직임이 있는 운동이기도 하지만 강약의 강도도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음악에 골반을 돌리기도 하고, 굽히고 펴고, 돌리고 뻗고, 위로 찼다가 아래로 내리는 등 다양하게 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즐거움에 몰입되어 신나게 춤을 추고 나면 몸이 훨씬 가볍고 엉겼던 몸도 풀어진 듯한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저에게도 부상이라는 악재가 찾아와 잠시 쉰 적이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회복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운동으로 보강하면서 아울러 휴식의 시간을 가졌던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덕분에 저는 하프 코스 경기를 3번 더 출전한 후, 마침내 달리기를 시작한 지 8개월째에 풀코스를 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전 04화 나의 첫 하프코스 도전과 완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