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공부 - 영어회화책
얼마 전, 서점에 다녀왔다.
개인적으로 다른 나라의 서점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여행을 가면 서점은 한 번씩 들르게 된다. 딱히 어떤 책을 사야겠다는 목적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러다 보니 해외 서점에서 책을 산 적은 거의 없다. 그저 어떤 책들이 있는지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뿐이다. 각 나라마다 다른 분위기의 서점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책의 재질도 다르고 표지를 구경하는 것도 서점을 둘러보는 또 하나의 재미다.
일본에 와서 서점은 종종 갔었지만 책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은 없었다. 언제나처럼 서점의 분위기가 어떤지, 어떤 책들이 있는지 쓰윽 둘러봤을 뿐이다.
얼마 전, 서점에 가서 영어회화책을 한 권 보게 되었다. 일본어 공부를 해야 하는 이 상황에 웬 영어 회화책? 인가하겠지만, 일본어 중 한자가 가장 머리가 아프긴 하지만 한자 못지않게 가타카나도 어렵다.
도통 가타카나가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가타카나를 쉽게 익힐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생각한 것이 바로 영어회화책이었다.
영어를 가타카나로 표기하기 때문에 영어책을 보면 가타카나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서점에 가서 영어회화책을 둘러보게 된 것이다.
그중에 만화캐릭터가 그려진 아주 귀여운 영어 회화책들이 여러 권 있었다. 일단 캐릭터가 있다 보니 귀엽고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물론 영어에 대한 일본어 설명도 짧고 쉬워서 읽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그래서 그런가? 문장이 이해가 되다 보니 읽는 재미가 있었다.
무엇 보다 영어문장을 가타카나로 써 놨기 때문에 가타카나를 눈에 익힐 수 있었다.
영어회화책으로 일본어 공부를 한다는 게 조금 어색? 하긴 하지만 뭔가 좋은 방법을 찾은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지만 좋은 방법 같은 느낌?
그 뒤로 두어 번 더 서점에 가서 그 책을 뒤적이며 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결국 품에 안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들고 집 근처 스타벅스에 갔다.
나의 도서관, 스타벅스.
커피와 푸드를 주문하고 좋아하는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펼쳤다.
역시 눈이 즐거운 책이다.
귀욤귀욤 한 캐릭터를 보며 영어 문장도 읽어 보고, 일본어 발음으로도 읽어 보고, 가타카나도 써보고, 일본어로 된 설명을 읽었다.
모르는 단어는 일단 추측하며 넘기고 나중에 사전으로 정확한 뜻을 찾아보고, 발음도 적어 보고, 단어를 외웠다.
재밌었다. 시간이 휘리릭 지나갔다.
왠지 이 방법 마음에 드는데?
새로운 방법을 찾은 나를 칭찬하며 오늘도 영어회화를 꺼내본다. 일본어 공부를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