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먕씨의 하루, 그리고 나고야

마쓰야마 여행 - 네 번째 이야기

by Myang

마쓰야마의 마지막 여행 일정은 료칸에서 온천 즐기기다.

여행의 피로를 풀고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며 휴식을 갖기 위해 여행의 마지막을 료칸으로 잡았다.

료칸을 가기 위해서 전차를 타고 도고온천역으로 갔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전차. 덜컹덜컹 도심을 가로지른다.

귤의 고장답게 손잡이에도 귤이 달려 있었다. 귀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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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분을 달려 도고온천역에 도착했다.

3일간 머물렀던 곳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정말 관광지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역 건너편에는 봇짱시계가 있었고 봇짱시계 인형극이 곧 있을 예정이어서 그런지 시계탑 주변에는 관광객들이 몰려 있었다.

우리도 관광개 무리 속으로 들어갔다. 곧 음악이 흘러나오면 시계탑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고 온천의 모습과 인력거 등 다양한 모습을 인형극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인형극이 끝나고 예약한 료칸으로 가기 위해 쇼핑가에 들어섰다.

인력거를 타고 가는 사람들, 상점을 구경하는 사람들, 사진을 찍는 사람들, 각자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로 좁은 상점가 골목이 사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인파를 뚫고 언덕을 한참 올라가니 드디어 우리가 예약한 료칸이 모습을 드러냈다.

료칸은 언덕 위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었다. 오는 길이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한적한 곳에 있어서 쉬기에는 딱 좋을 것 같았다.

료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된 친절. 체크 아웃을 하고 료칸을 나올 때까지 모든 직원들의 친절함은 계속되었다. 너무 친절해서 부끄러웠다.

체크인을 하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는데 직원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엘리베이터 앞에 진열된 유카타 중에 원하는 것을 하나씩 골라달라고 했다.

유카타를 고르고 나니 방을 안내해 주셨다. 우리가 방을 구경하는 사이에 선택했던 유카타와 세면용품, 나막신용 양말 등을 외부 옷장에 놓아두시고 푹 쉬라는 인사와 함께 방을 나가셨다.

료칸은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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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방이 너무 커서 놀랐다. 식사 공간이 별도로 있었고, 식사 공간은 직원분의 출입을 위해 현관에서 바로 들어올 수 있었다.

넓은 거실과 침실도 마음에 들었다. 프라이빗 온천은 최고였다.

온천은 도고온천수라고 안내장에 쓰여있었다.

짐을 대충 풀고 온천으로 직행했다. 이걸 위해 내가 여기에 온 거지.

오는 길에 사 온 음료수를 갖고 온천을 즐겼다. 시원한 외부 공기와 따뜻한 온천수의 조화가 너무 좋았다.

사르르 여행의 피로가 전부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료칸을 오는 건가? 이래서 온천을 하는 걸까?

너무 좋다.

온천을 즐긴 후, 잠시 누웠는데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뜨니 어느덧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다시 한번 온천을 즐겼다.

밤에 하는 온천은 느낌이 또 달랐다.

오늘 왠지 꿀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우리 내일 일어날 수 있을까?


다음 날 오전 9시, 조식을 가장 늦은 시간에 요청을 했는데 조식 시간은 10분 남기고 잠에서 깼다.

깨자마자 직원분이 조식 준비를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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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한 일본 가정식 한상이 차려졌다. 그릇도 예쁘고 음식도 맛있었다.

퉁퉁 부은 얼굴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아침을 먹었다. 커피로 마무리를 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했다.

밥을 먹은 후, 마지막으로 온천을 한번 더 즐겼다.

너무 좋다.

나 이렇게 온천을 좋아했었나?

비행기 시간도 있으니 아쉽지만 이제 서둘러야겠다.

다음에 또 다른 료칸에 가보기로 하자고 이야기하며 료칸을 나섰다.


꼼꼼히 계획을 하고 온 여행이 아니라 실수도 있었지만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가보고 싶었던 곳도 가 보고, 료칸에서 푹 쉬기도 하면서 먹고, 마시고, 즐기고, 휴식한 즐거운 여행이 완성되었던 것 같다.

다음에 더 즐거운 여행을 하기로 하고 마쓰야마 여행은 여기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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