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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임자
Sep 21. 2023
주말 내내 일만 해서 화난 공무원
그냥 내 생각에만
2023. 9. 20.
< 사진 임자 = 글임자 >
"인간적으로 너무한 거 아니야?"
또, 사달이 났나 보구나.
일요일 저녁, 밤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일요일 한밤중에 당장 다음날 아침 주차 근무를 하라고 달랑 문자 하나 보내는 거 어떻게 생각해?"
흥분한 공무원은 씩씩거리며 자꾸 내게 말을 걸어왔다.
"이거 봐봐. 어떻게 생각해? 이래도 되는 거야?"
내가 보자고 한 일도 없는데 굳이 내 눈앞에 그 문자를 들이밀었다.
자세히는 안 봤고, 대충 월요일 아침에 무슨 주차 근무 지원 좀 해 달라는 얘기였다.
그러니까, 그 공무원이 그토록 흥분한 까닭은 다 이유가 있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올해 초 인사이동을 하고 거의 8개월 동안) 주말 내내 일이 많아 밤늦도록 일만 해서 그렇잖아도 불만이었는데 반갑잖은 문자가 도착한 것이다.
"아이고, 이틀 동안 무보수로 정말 나라에 봉사했네. 이게 뭐야?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벌써 밤 10시야."
초과근무 신청을 가능하면 하지 말라고 무언의 압박을 받고 매번 무료 봉사만 하는 중이다.
하필 이틀 내내 매달린 일을 막 끝내고 수신 문자를 확인했는데 도착한 문자가 그런 몹쓸 문자였던 게 화근이었다.
주말에도 무보수로 일한 적이 한두 번은 아니었고 걸핏하면 일요일 저녁까지 일하느라 피곤한 직장생활을 하는 그 공무원은 발끈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이렇게 급하면 전화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달랑 문자만 보내면 다야?"
기원전 직장 생활할 때의 기억을 더듬어서 무슨 말이라도, 아무 말이라도, 자신의 역성을 들어줄 한마디라도 해보라는 듯 그 공무원은 나를 재촉했다.
"내가 하라고 하면 무조건 해야 돼?"
응.
해야 돼.
해야 될 거야, 아마.
할 수밖에 없을 거야.
하게 되고 말 거야.
시키는데 어쩌겠어, 직장인이.
결국은 할 수밖에 없을 거면서 불쾌한 기분은 내 앞에서만 있는 대로 다 드러냈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
아무 도움도 안 될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면서(어차피 하게 될 운명이었으므로 장단이나 맞춰주자고 한
말일 뿐이었다.) 나는 급히 마무리를 짓고
싶었
다.
딱하기도 해라,
그런 줄 이제 아셨수?
직장생활이 그렇지 뭐, 그럴 수밖에
없지.
힘이 없잖아 직장인은.
게다가 공무원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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