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글임자 Feb 06. 2024

명절에 시가 방문 날짜까지 지정해주는 시누이

간섭이 지나쳐

2024. 2. 5.

<사진 임자 = 글임자 >


"엄연히 어머님이 계신데 왜 자기 누나가 나서고 난리야? 집안에 어른이 안 계신 것도 아니고 왜 걸핏하면 나서서 그래? 어머님이 알아서 할 일인데 왜 자꾸 이래라저래라 그러는 거냐고? 집에 오는 날짜까지 본인이 다 정해주는 거야 지금? 적당히를 모른다니까 정말."


하다 하다 이젠 시가에 오는 날짜까지 다 간섭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시누이가.

악한 사람은 아니다.(라고 나는 생각해 왔다.)

하지만 간섭은 심하다, 확실히.


"누나가 집이 적적한 거 같다고 우리가 먼저 오면 누나네가 다음날 오든지 그럴 거라는데."

"웃긴다. 전에는 무조건 같이 모이라고 하더니 이번엔 왜 그래? 왜 항상 본인 마음대로야?"

"나도 몰라. 저번에 티격태격했는데 기분 나빴는지, 내가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건지."

"그건 둘째치고 설에 갈지 안 갈지 확실히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우리 시간 될 때 알아서 갈 건데 오는 날짜를 지정해 줘?"

"그러게. 어쩔 때 보면 누나가 좀 지나치다니까."

"날마다 똑같은 집이 왜 갑자기 적적해졌다고 그러는 거야? 그건 누나 생각이지 부모님 두 분만 사시는 게 하루 이틀 일이야?"

"나도 몰라. 갑자기 그러네."

"그러니까 한두 살 먹은 애들도 아니고 알아서 할 일인데 왜 또 나서냐고, 어머님도 가만히 계신데."

우리 보고 이래라저래라 하실 어머님도 아니지만 할 말이 있으면 어머님이 하시면 되고 나설 일이 있으면 어머님이 직접 나서면 될 것 같은데 왜 항상 둘째 시누이가 나서서 동생에게 하나부터 열 까지 간섭을 하려 드는지 내 상식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본인만 하면 되지 바쁜 동생한테 걸핏하면 이래라저래라 뭐 하는 거야? 동생이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 바쁜 사람한테 일일이 간섭하면서 별 걸 다 참견하려고 들고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나도 몰라."

"태도를 좀 똑바로 해. 이게 지금 제대로 돌아가는 거야? 어머님도 있고 큰 누나도 있고 남동생도 있잖아. 왜 혼자만 저렇게 나서? 다들 나이가 마흔이 넘은 사람들이야. 본인 성에 안 찬다고 일일이 지시하고 있어? 아직도 동생이 옛날 어린애인 줄 아나 봐? 결혼까지 했는데 동생도 성인이니까 알아서 하라고 놔둬야지 피곤하게 자꾸 왜 그러는 거야?"

둘째 시누이가 결혼 후 지금까지 걸핏하면 우리에게 간섭하며 일일이 지시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나는 같이 살 사람도 아니고 엄연한 남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에, 간섭 받을 일도 아니고 내 의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에 일일이 대꾸하지는 않았으나 남편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아오고 있다.


핵심은 이번에는 느닷없이 시누이네 가족이 오늘 날짜를 비껴서 집에 오라는 거였다.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누나 말이면 무조건 다 따라야 하는 건가?

왜 어머님이 계신데 본인이 어른 노릇을 하려고 하는 거지?

물론 어른 노릇은 아니다, 그것은.

내가 보기엔 시누이짓밖에 안 된다.

사정이 이러이러한데 너희가 혹시 이렇게 할 수가 있겠냐?

이렇게 의견을 물어 오는 법이 없다.

언제, 며칟날 반드시 집에 와라.

이런 식이다.

아들이니까, 장남이니까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한다.

이런 식 말이다.

물론 남편도 어이가 없어 매번 부딪친다.

전화 통화를 할 때 걸핏하면 언성이 높아지는 걸 목격했다.

남편 말은 누나가 항상 마음대로라는 것이다.

누나가 정한 기준에 다 맞추라는 식이다.

옆에서 보는 나는 그저 어이가 없다.

물론 나에게 직접 전화해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아니었으므로 내가 나서지는 않는다.

그저 듣고만 있을 뿐이다.

들을수록 내 상식과는 너무 거리가 멀어서 기가 막히기만 하는 것이다.

"나는 진짜 자기 누나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돼. 왜 집에 오는 날짜, 방식까지 본인이 정해서 통보하는 거야? 확실히 갈지 안 갈지도 모르는 마당에. 우리 시간 날 때 갔다 오면 되는 거지."

"나도 몰라."

"갑자기 집이 왜 적적하다는 건지 모르겠네. 이번 설에는 우리 아빠도 엄마 없이 진짜 집에 혼자만 계실 텐데 솔직히 그렇게 따지면 혼자만 있는 우리 아빠가 적적할까, 어머님 아버님 두 분이 계시는 집이 더 적적할까? 그렇게 적적하다고 생각하면 가고 싶은 사람만 조용히 왔다 갔다 하면 되지 왜 나는 언제 갈 테니까 너희는 다른 날 와라 이런 식으로 다 본인 마음대로 정하는 거냐고?"

엄마가 건강상 집을 비워서 설에 모이지 않기로 해서 이번엔 아빠 혼자만 설을 보내게 생겼다.

시부모님 두 분만 집에 계신지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고 뭐에 수가 틀렸는지 둘째 시누이는 남편에게 요즘 좀 적대적이었다.

한 두 살 먹은 애들도 아니고 하는 행동이 가끔은 너무 유치해서 못 봐줄 지경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시누이만 너무 나서지 않으면 그런대로 집안은 잘 굴러갈 것 같다.

괜히 나서서 오히려 분란을 일으키는 건 아닌가도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행동하는 우리가 시누이는 못마땅한 것도 같다.

우리가 하는 모든 게 성에 차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그녀는 누나일 뿐이고 단지 시누이일 뿐인데.

남편과 시누이 사이에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둘 다 서로 성인이면 성인답게 행동했으면 좋겠다.

최소한 유치 찬란한 애들만도 못한 행동 같은 것은 안 해야지.

그게 어른이 어린애들과 다른 점 아닌가?

대화를 하는 게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로 끝나기 십상인 그들의 통화를 듣고 있자면 아무 상관없는 나까지 답답해진다.

왜 말을 서로 저렇게밖에 못하는 걸까, 대화를 하려고 전화하는 게 아니라 싸우려고 통화하는 사람들 같다.

물론 남편이 무조건 다 잘하는 것도 아니지만 가족끼리 감정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을 텐데.

과거에 아무리 서운한 일이 있고 마음에 안 들더라도 지난 일을 가지고 해묵은 감정을 지금까지 질질 끌고 오는 건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내가 너무 단순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남도 아니고 둘은 나름 가족 아닌가.


나도 친정에 가면 시누이 입장이지만 저런 행동은 꿈에도 생각 안 해봤다.

내 상식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그런데 사람들마다 상식이란 게 좀 많이 다른 것 같다는 게 문제인 거다.







작가의 이전글 나 몰래 재산 조회 한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