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 시즌2-아들의 여드름과 우울한 상태 1
아침에 일어나니 눈꺼풀이 부은 것이 아니라 눈 밑이 부어 있다. 지금도 눈물이 자꾸 쏟아질 거 같아서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어지간히 힘든 것들은 참는다. 그리고 조금 힘든 것도 참는다. 그러려니 한다. 자식 일은 참 마음대로 되지도 않고 힘이 든다. 의논할 사람도 없다. 나약해진 모습도 그렇고 자식의 허물 같은 얘기를 누구와 상담을 하겠는가. 누나와 같이 육아를 하고 있는 셈이다. 누나는... 나의 딸은 무슨 죄일까.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는 것 같아 심하게 죄책감이 든다. 부와 모가 함께 육아를 했으면 달라졌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그저 나는 열심히 돈 벌면서 살아온 죄 밖에 없다. 어쩌면 내가 부모의 부재 가운데 자라서 할머니께서 키워주셔서 부모가 어떤 존재인지 잘 모르고 자식에게 대처하는 방법이 여전히 서툴기 때문일까. 또 바로바로 대처가 안될 때가 있다. 여드름이 저렇게 심한데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지 못한다. 한참 동안 고민을 한다. 비싼 돈을 지불하고 치료 후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다시 여드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볼 커버용제품을 사서 바르게 해 줬다. 안되니 살색 테이프를 붙이고 다니며 마스크로 가렸다. 그러던 사이 점점 심하게 올라왔다.
광대뼈 근처에 있던 여드름이 턱밑으로 까지 퍼졌다. 사춘기이기도 하고 섬세하면서도 예민한 아이가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있다. 아이에게 지금의 상황이 미안하기도 하고, 별 문제도 일으키지 않아서 그냥 지켜보았었다. 2주간의 여름 방학을 마치고 계속 지각을 한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해하려도 해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 어디서 문제일까 계속 꼬리의 꼬리를 물고 생각만 많아진다.
S 대체 뭐가 문제니?
니 방도 못 치우게 하고 지금 이 방 상태로 볼 때 네가 굉장히 우울해 있는 거 같다.
이렇게 못 일어나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거 같아. 엄마가 이렇게 무릎 꿇고 울면서 빌게. 제발 제발 지각만은 하지 말아 줘.
엄마는 공부를 조금 못해도 참을 수 있지만, 네가 그렇게 무기력한 상태로 아무것도 하기 싫고 재미있는 것도 없고 마치 세상을 다 산 만 15세의 노인상태로 있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정말 힘들다. 그리고 지각... 지각은 정말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