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해줘.. 신경 너무 쓰지 마. 다 자기 밥줄이야"

직장에서 드는 생각들.

브런치 글쓰기를 하면서 참 변질된 내 모습을 본다. 좋은 글을 쓰겠다는 다짐은 온 데 간데없고 일기장도 아닌데 일기 같은 글이나, 힘들 때 마음의 급한 불을 끄는 글만 쓰고 있다. 자전거 이야기는 쓰고 나면 없어지는 흥분이나 설렘을 글과 사진으로 정리를 하니 조금 덜 빨리 휘발되니 좋아서 기록한다. 내 글을 읽을 독자생각을 한 글은 하나도 없는 듯하다. 하기사 누가 찾아서 읽어주는 사람이라도 있겠냐 만은. 나 또한 바쁘고 마음이 출렁이다 보니 그러지 못하는 것을. 내가 쓴 글을 백번이나 읽으면서 다른 사람의 글에는 점점 관심이 없어지는 이게 무슨 현상인지 나도 잘 모르겠다. 쓰고 나서 내가 쓴 글에 사랑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꼴이란 내가 봐도 좀 사납기도 하다. 혹시라도 여기까지 정독하시는 분이 있다면 오늘따라 사나운 말투에 좀 죄송하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게 여기까지 정독하는 분이 있기라도 할까. 내가 어떤 선생님 글처럼 마음을 울리고 훌륭한 정보도 있는 글도 아니고, 감동을 흘려내는 글도 아닌데 말이다.

서두가 길다. 요점은 나는 한번 사람이 싫어지면 칼이다. 이보다 무서울 수가 없다. 단번에 끊어 버린다. 그런데 이 사람을 어떻게 단번에 끊을 수가 있냔 말이다. 같이 일하는 상사를. 요 며칠 지켜보니, 여태 본 것도 참으면서 아... 이분은 나를 진흙탕 꾸루미에서 건지신분 아 참자... 이분이 날 구해 주신 분이다... 좋은 조건에 자리를 잡게 해 주신 분이라며 계속 눌렀었다. 참고 누른 것들이 글을 쓰지 않으면 폭발할 것만 같다. 한번 틀어지고 나니 그리고 아랫사람이지만, 시인하지 않고, 일의 진행을 설명해 주지 않고, 윗사람에게는 아부하는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다.(이런 글을 읽으시는 분은 얼마나 좋던 기분도 나빠질까...)

영원한 적도 내편도 없는 게 직장이라지만 그때그때 내편인 듯한 사람들도 스쳐 지나간다.

"이해해 줘. 그리고 신경 너무 쓰지 마. 다 자기 밥줄이야..."

이해해야겠다. 나는 동료의 지혜로운 말에 금방 마음이 동했다. 자기 밥줄이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나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 내가 책임질 식솔이 있듯이. 아마 그 사람도 저렇게 치열하게 지켜내야 할 밥줄이 있을 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