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몸에 좋아요

못생긴 익모초

by 배유정

익모초, 삼지구엽초, 석류, 어쩌구저쩌구…… 다들 어디서 들었는지 여자 몸에 좋다며 먹어보라고 한 가지씩 권합니다. 솔직히 우리도 한참 보약, 보양식에 관심 가지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꽤나 혹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자에게 좋다는 것이 대체로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하고, 이것이 경우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음을 이제는 잘 압니다.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인데, 오랜 기간 주워들어 보이는 게 많아지니 불편한 것도 많아집니다.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순수하게 걱정하는 마음에 뭔가를 권하는 사람은 말도 조심조심 합니다. 달리 말하면, 일단 이거 먹어봐!! 하고 신나서 말하는 사람은 걱정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물론, 남의 머릿속에 들어가 보지도 않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삼지구엽초가 왜 삼지구엽초냐 하면 말이야’부터 해서 삼지구엽초만 먹으면 다 끝난다고, 똑같은 레퍼토리를 몇 번씩이나 같은 말투로 약장사처럼 떠들어대는 저 사람이 정말로 나를 걱정하고 있을까요. 본인 경험인지, 어디서 주워들은 것인지는 몰라도 꼭 그렇게 신나서 떠들어야 할까요. 그 조그만 지식을 자랑하는 대상이 꼭 나여야 할까요. 굳이 십 년을 아이 없이 사는 사람 앞이어야 할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르신들은 어디서 들으셨는지 한결같이 익모초 얘기를 합니다. 신기하게 참 똑같습니다. 가족마저 그러합니다. 아니라고 설명을 해도, 독이 되는 경우도 있다고 몇 번을 말해도 똑같습니다. 지칩니다. 온갖 생각이 온갖 단어를 타고 나오려 하지만 힘껏 누릅니다. 몇 차례 안 예쁜 말 뱉었으니 이번엔 참자. 안 먹으면 된다. 내 마누라 안 아프게만 하면 된다.




예전에 익모초를 인터넷으로 검색해본 적이 있습니다. 멀리서 찍은 몇몇 사진만 봤을 땐 칡 꽃이나 부처꽃처럼 생긴 줄 알았더니, 잘 찾아보니 완전히 다릅니다. 꽤 특이한 편입니다. 풀떼기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기억하고 싶게 생겼습니다. 하지만 괜히 그러기 싫습니다. 세상 모든 꽃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익모초는 꼴 보기 싫습니다. 익모초 못생겼습니다.


못생긴 익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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