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일기] #4 손편지

by 빛날 Yun

손편지에 나의 작은 마음을 실어 보낼게요.

당신을 생각하는 나의 사랑을,

나의 관심을,

나의 애정을 담을게요.

손편지를 받은 당신이

세상에 나를 생각해주는 한 사람이 있구나

느낄 수 있도록

손편지에 내 작은 우주를 담을게요.





나는 손편지를 좋아한다.

누군가를 생각하며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 적었을

그 마음이 전해져서.


한 글자에 수천 가지 고민이 담겨 있다.

한 문장에 수만 가지 선택이 담겨 있다.


썼다 지운 지우개 흔적에서

써준 이의 진심이 느껴지고,

정갈하게 써내려간 글씨체에서

써준 이의 애정이 느껴진다.


그래서 나는 손편지를 좋아한다.




우리 반에 아픈 아이들이 있다.

한 아이는 아기 때 심장 수술을 받았는데,

문제가 생겨 다시 병원에 입원하였다.

다른 아이는 수두 전염병에 걸려

일주일 동안 학교에 나오지 못했다.


아이들은 내게 계속 물었다.

00이 언제 와요?

@@이 오늘 와요?

00이 보고 싶어요. 몇 밤 자면 볼 수 있어요?


아이들의 순수한 관심과 애정이 예뻤다.

그래서 난 아이들의 마음을 담아

손편지 쓰기 활동을 했다.


아픈 친구들을 위해 편지를 써볼까?

오랜 설명이 있지 않았다.

많은 예시를 보여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각자 다양한 말로

쪽지를 적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에 품고 있던 말들을

하나씩 적어내려갔다.

그 작고 고운 손이,

그 순수한 마음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내게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빨리 나아. 나으면 같이 워터파크 가자.'

'손 빨지 마. 손 빨면 배 아파.'

'나았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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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다 쓰고,

다같이 읽어보며

웃고 떠들었다.


행사로 받은 팝콘을

친구 자리에 놓아주며

친구가 돌아오면 줄 거라던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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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에게 보낼 동영상을 찍자고 했을 때

아이들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나, 둘, 셋!


00아 아프지 마, 얼른 나아.

괜찮아~ 닝닝닝


우리 반 아이들이 종종 부르는 '닝닝' 송 (출처는 모른다)으로

합창을 하며

친구를 위로한다.

이보다 더 선한 합창이 있을까.



너희들이 이토록 보고 싶은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단다.

그러니 00아, @@아

부디 아픔을 이겨내고

밝은 모습으로 학교에 다시 나와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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