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들 걸러내기
우리는 어른이 되면서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도록 훈련되어 있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겠는 나의 마음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어떤 계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이 어지럽고 관계들이 불만족스러울 때,
내게 익숙한 방법들로는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마음을 괴롭히고 있을 때,
현자가 된 듯 불현듯 나에게 찾아온 문장.
"모든 것이 다 중요하지도 않고, 모든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것도 아니야"
그러자 수많은 어지러진 것들 사이에서, 내게 소중한 것들이 스스로 둥둥 떠올랐다.
가족, 몇 안 되는 친구, 나의 안부를 물어주는 사람.
그것들 말고는 굳이 내가 애쓰면서 고민할 필요가 없어.
글쓰기의 힘 가운데, 글을 쓰면서 흩어져있던 생각들이 수렴되고 나를 알아채게 만드는 힘이 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알게 해주는 힘.
생각이 명료해지고 상황을 단순하게 할 수 있게 해주는 그 힘이 발휘된 순간이다.
그래서 법륜스님이 그렇게 다 내려놓으라고 했나?
모든 것이 다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하니 고민들이 스스로 사라지는 마법이 발현되고,
모든 사람이 나에게 소중하지 않다 깨달으니 번뇌의 마음이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든다.
너무 당연하지 않은가.
상대는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데, 나 또한 연연할 필요가 없지.
저 문장은 사실, 최근 영어작문 숙제를 하다가 쓰게되었다.
짧은 영어실력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다 보니, 솔직하고 짧게 쓸 수밖에 없다.
에둘러 포장하는 능력이 없으니 나타난 단순한 문장.
그 문장으로 내 생각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Not everyone and everything matters to me.
역시 글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써야 하는 것인가 보다.
영리한 삶을 살아야겠다.
소중한 것과 소중하지 않은 것을 잘 분별해 내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아... 마음에 갑자기 평화가 스며들었다.
I will try to be a peaceful wise woman.
어쩌면 내가 가야 할 한 가지 선명한 길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