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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Mar 05. 2024

새 봄

새롭게 감탄하는 봄

꽃샘추위가 며칠 찾아왔었다.

봄이라고 생각했는데, 며칠 눈이 내렸었고.

아, 아직은 겨울이 흔쾌히 물러나기 싫은 모양이구나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봐야, 결국 봄이 온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봄비가 내린다.

왜 사람들이, "봄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신다"라는 표현을 하는지 알겠는 그런 비가 내린다.

직관적으로 봄비라고 생각되는 비.

우리 마음에 이미 봄을 맞았기 때문이리라.


남쪽엔 이미 매화가 피고 고,

산수유도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이파리 없이 맨 가지에  꽃 얼굴을 먼저 내밀어주는 매화, 산수유, 벚꽃, 개나리, 복사꽃 들은

봄이구나!! 탄성을 내지르기 충분한 봄의 상징과도 같다.

순리대로 봄은 언제나 다시 오지만, 새로 온 봄을 감탄하게 하는 표상들이 우리에게 있다.




감탄할 수 있는 삶은 은혜롭다.

감탄하는 순간은 삶의 축복을 받는 것과 같다.

살아있기에 감탄할 수 있다.


새로 만난 것들을 바라보며 감동할 준비,

새 봄에 내가 할 준비는 그것 뿐이다.


차분히 내리는 봄비와 함께 봄을 맞는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 감사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올 때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갈 힘을 가졌는가

- 같은 자리에 넘어져도 다시 털고 일어날 다짐을 하였는가

- 단 한걸음만 나아져도 기뻐할 준비가 되었는가

- 한걸음도 나아지지 않아도 괜찮다는 배포를 가졌는가

- 상처받는 마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각오를 하였는가


모든 질문에 완전 예스!!라고 할 자신이 없는 나지만,

그런 나여도 괜찮다는 쓰담쓰담을 해본다.


봄이 왔으니 나는 감탄할 것이고,

오감으로 모든 계절들을 살 것이며

좌절의 순간이 올 때 마다,  나를 일으켰던 봄의 매화를 기억할 것이다.

모든 것이 변해도 변치 않는 나의 그것.

어떤 어려움이 오더라도 새 봄의 매화는 굳건하다.  

다시 피어난다.

나에겐 그 사실이 아주 든든하고 평온한 위로가 된다.


인생과 더 자주 더 쉽게 화해하는 한해를 보내보리라.

봄비내리는 새 봄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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