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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Apr 11. 2024

모든 사랑의 시작인 `봄`

감탄할 줄 아는 것이 사랑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왔다.

온 세상에 봄기운이 충만하여, 어디를 보아도 미소가 절로 나는 시절.

마치 나는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즐겁다.


봄기운.

새 봄이 시작되어 온 세상이 시시각각 다른 세상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그것.

행여 그 찰나들을 놓칠세라, 욕심껏 몸을 움직여 바라보고 감탄한다.

마치 나의 의무라도 되는 듯이. ^^

큰별목련(레나드 메셀) - 천리포 수목원 식재


때때로 그것은 "꽃"을 따라다니는 것으로 보여지기도 하는데,

봄에 피는 꽃들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표상이기 때문이겠다.

나의 이런 바지런함을 두고,

딸래미는

- 이그, 또 꽃구경이야? 라고 일축했지만.

이건 그냥 꽃구경이 아니라 세계를 대하는 나의 자세랄까...?

조금 더 과장하면, 행복을 좇는 나의 태도 같은 것이겠다.


고백하자면,

나 또한 이전에는 보았어도 본 게 아닌 것들이 많았다. (딸래미 너와 마찬가지로)

이름이 궁금하지 않았고, 꽃은 그냥 '꽃'으로 통칭되었다.

분홍꽃, 노랑꽃, 혹은 특이한 꽃으로. ^^


그런데 어느 순간,

이름을 알지 않으면 그 꽃을 아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주목할 것은, 내가 나를 제대로 알기 위해 노력하면서부터 나무와 꽃의 이름을 알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알아야 사랑하겠더라는 인식이 생긴 후의 일들이라는 것이다.


나를 알기, 나를 인식하기.

사물을 알기, 사물을 인식하기.

상대를 알기, 상대를 인식하기.

꽃과 나무를 알기, 꽃과 나무를 인식하기.


관심을 갖고 자세히 보고 특징과 차이점을 알게 되는 것.

알고 나서 인정해 주는 것.

이 행동들에 대상이 붙으면 사랑이 된다.

나에게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인정해 보는 것.

상대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인정해 주는 것.

이 모든 행위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다.


행복을 좇는 나의 태도라는 말에서부터 이야기가 이어졌다.

봄이면 분주하게 다시 행복을 좇아 다닌다.

핸드폰을 가까이 밀어 사진을 찍고,

기억하기 위해 풀꽃의 이름을 검색해 본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좇을 줄 아는 것 또한,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 걸 터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니, 마치 커다란 선물세트를 새로 받듯이

새롭게 열리는 새 봄을 어찌 기뻐하지 않겠는가.

차례차례 열리는 감탄의 새 세상을 어찌 사랑하지 않겠는가.


그러니 세상의 딸들아,

엄마들의 세상이 꽃으로 도배되는 것을 보고 웃지 말아 줘.

엄마들은 그렇게 세상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이란다.

그 반짝하고 스러지는 아름다움이 찰나처럼 짧은 것을 엄마들은 이미 아는 때문일 거야.


모든 사랑의 시작인 봄.

이 사랑스러운 봄기운을 "꺼내먹을 봄"으로 차곡차곡 저장해 둡시다.

순간마다 감탄하고 행복해하는 '나'를 사랑하는 시간들을 모아봅시다.

새 봄, 이 세계를 적극적으로 사랑하는 나를 만나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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